ETF 사전 ① : 펀드와 주식의 하이브리드, ETF - PUNPUN

ETF 사전 ① : 펀드와 주식의 하이브리드, ETF

주식인 듯, 주식 아닌, 주식 같은 상장지수펀드

금융계에도 끊임없이 ‘신상’이 나온다. ‘특판예금’ 같이 이자 조금 더 주는 상품이 아니라 아예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품 구조가 등장하기도 한다. ’휴대폰’ 다음에 ‘스마트폰’이 나오고, 이제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나오듯, 금융상품도 상품이기에 끊임없이 개발하고 만들어 내어야 시장의 관심을 끌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2002년 처음 출시되었던 ETF. 최근 들어 초보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 상품이라고 관심을 끌고 있는데… 그래서 이제 한번 뽀개보려고 한다.

인덱스 펀드의 새로운 변종, ETF

ETF(Exchange Traded Fund), 우리 말로는 상장지수펀드다. 사실 이름만 들어서는 조금 헷갈린다. 한글이지만 뭔 말인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당황하지 말자. 그럴 때는 하나씩 뜯어보면 좋다.

  • 상장 + 지수 + 펀드

그러니까 펀드는 펀드인데 ‘상장’이나 ‘지수’라는 단어와 상관이 있다는 뜻이겠지. ‘지수’라는 말은 조금 익숙하다. 그러니까 코스피 주가지수, 나스닥 지수 등등 주가 시장의 흐름을 설명할 때 흔히 보던 단어다. 영어로는 인덱스(Index).

결국 어떤 지수를 추종한 ‘인덱스펀드’(인덱스펀드가 궁금하다면…여기로 액티브 vs 패시브 펀드)라는 의미다. 일반적인 펀드와의 가장 큰 차이는 ‘상장’ 이라는 단어 때문일 테다. ‘상장(上場)’, 대충 해석하면 ‘시장에 올린다.’라는 뜻이다. 그렇다. 시장에 올려서 거래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새로운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을 주식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게 할 때 만드는 바로 그 ‘상장’.

그러니까 결국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주식처럼 ‘상장’해서 거래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이게 정말 펀드인가?

아무리 이름이 상장지수펀드라고 되어 있어도, 처음 ETF 매매를 하려고 보면, 첫 번째 드는 생각은 이렇다. “읭? 이게 어째서 펀드지?” 왜냐하면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랑 너무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매매 창만 봐도 주식이랑 똑같다. 

매매 창이 이렇게 생겼다

주식을 거래하는 APP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화면에서, 주식같이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아무리 이게 ‘펀드’라고 해도 도대체 ‘펀드’라는 생각이 안 든다. 하지만 그래도 이 녀석은 펀드다.

‘펀드’가 회사라면 어떨까?

ETF에 대한 교과서적인 정의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한 종류로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 종목들을 담아서, 그걸 한 주씩 쪼갰다’라고 볼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저게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한 건지 이해가 잘 안 된다. 어차피 펀드도 ‘좌’수에 따라 쪼개어 주고, 그걸 사는데…

그러니 조금 다른 식으로 생각해보자. (실제로 이렇게 돌아가는 건 아니다. 그냥 개념적으로 이렇게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펀드가 그 자체로 하나의 ‘회사’라면 어떨까? 일반적인 펀드는 들어오고 나가는 돈이 있고, 자산을 운용하면서 수익도 있고 운영에 드는 비용이 있다. 하는 사업이 자산운용이라는 거지 어떻게 보면 그 비용 구조는 일반적인 회사와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펀드들은 그걸 투자금액에 따른 ‘좌’수에 따라 분배한다면, ETF는 그냥 주식회사처럼 그걸 상장해버렸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실제로 그렇다는 게 아니라 개념적으로)

“이 ETF는 지금 가치가 OO억 되는 자산(주식, 채권 등등)들을 사서 담아 놓은 겁니다. 자산 가치만큼 ‘주식’을 발행해서 매매하겠습니다. 운용해서 수익이 나면 ETF의 주가가 오를 겁니다”의 느낌이랄까.

한 ‘주’를 사도 포트폴리오를 사는 것

무엇보다도 기억해 둬야 할 것은 ETF는 펀드라는 점이다. 비록 주식처럼 한 주 단위로 사고팔 수 있기에 정작 매매를 하면서는 간과하기 쉬운데, ‘펀드’라는 것의 속성은 그 자체로 일종의 포트폴리오라는 점이다.  그 한 주 안에는 이미 하나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들어 있다.

설명을 위해서 상황을 좀 단순화시켜보자. 대한민국 주식 시장에, 그러니까 코스피(KOSPI)에 종목은 딱 6개 밖에 없고, 그 6종목의 시가총액이 100억이라고 치자. 전체 시총에서 각각의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삼성전자가 40%, SK하이닉스 20%, 네이버 15%, 현대차 10%, 셀트리온 8%, LG화학 7%라고 또 생각해보자.  마침 내가 100만 원이 있어서 주식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고 싶다고 하면 삼성전자 40만 원, SK하이닉스 20만 원, 네이버 15만 원, 현대차 10만 원, 셀트리온 8만 원, LG화학 7만 원어치를 사면 된다. 즉 시장에서 각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구매하면 되는 것이다. 저렇게 하면 코스피 ‘지수’를 추종할 수 있다.

문제는 현실 속에서는 저 주식들의 개별 주가가 무척 비싸고 또 제각각이라서 100만 원과 같은 소액으로는 같은 비중을 담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그리고 실제로 KOSPI에는 상장 종목이 6개가 아니라 800개가 넘으니 개인이 ‘지수’를 추종하기 위해 그대로 실제로 주식을 다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의 운용 규모는 나의 100만 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에 저 각각의 종목들을 비중대로 담을 수가 있다. 그리고, ETF 한주마다 그 비중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ETF를 사면 나도 똑같이 그 비중대로 투자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뭐랄까. 코스피 시장 전체가 실물 크기의 건담 프라모델이라면 내가 산 ETF 한 주는 10,000분의 1 크기의 건담 프라모델이라고 할까. 크기는 다르지만, 속성은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그래도 헷갈린다면 김밥을 떠올리자. 꼬다리를 제외하면 김밥 한 줄의 어느 부위를 먹어도 안에 들어 있는 속재료는 똑같고 맛이 같게 마련이다. 코스피 전체 시장이 거대한 김밥이라면,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ETF 1주는 잘라 놓은 김밥 한 개와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또 이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어차피 그냥 펀드를 해도 되지 않는가? 왜 굳이 ETF를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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