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의 원포인트 매력, 유동성

“머니머니” 할 때 우리가 현금에 가장 마음이 빼앗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

신속하게, 동시에 손실 없이, 돈이 되는 무언가를 손에 쥐는 현금으로 바로 바꿀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우리는 유동성이 높다고 말한다. 유동성(Liquidity, 流動性)은 말 그대로 돈이 얼마나 쉽게, 혹은 어렵게 흐르는지 관점에서 상황을 보고 표현할 때 빈번하게 쓰는 용어이다.

유동성의 관점에서 “돈”을 들여다보면

부자의 뻔한 이미지를 상상해 보자면 현금 다발 뭉치를 차곡차곡 쌓아놓고 그 위에 올라앉아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누가 요즘 현금을 쥐고 사나. 이제 사람들은 대개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어중간한 금액이면 보통 예금에 들고 넘치는 돈(큰 돈)이 있다면 비슷한 값어치의 다른 것으로 바꾸어 돈을 보관한다. 예를 들면 건물이나 토지 같은 부동산으로 말이다.

안전과 편의, 혹은 더 큰 부를 위해서 우린 이런 선택을 한다. 현금을 숫자 기록으로 바꾸는 예금과 현금을 부동산으로 바꾸는 투자. 이 가운데 현금이 아닌 다른 형태로 보관하고 있던 자산을 유사시에 다시 현금으로 바꾸려면 어떤 보관 형태가 빠를까? 유동성의 관점에서 자산을 보면 말이다.

예금은 필요할 때 “찾으면 되는 현금”이고 부동산은 사고자 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간단한 이치를 따져보면 어떤 형태의 돈(자산)이 유동성이 높고 낮은지 잘 알 수 있다.

돈이 많은데 돈이 많다고 말을 할 수가 없네

이른바 “땅거지”라는 말이 있다. 그린벨트로 묶이거나 매매 가격이 맞지 않아서 혹은 불경기에 사고 파는 일 자체가 활발하지 않아서 등, 다양한 사정으로 매매를 할 수 없는 땅을 갖고 있는 땅 주인을 표현한 말이다. 오늘 함께 배운 바에 따르면 갖고 있는 자산이 워낙 낮은 유동성이라서 본의 아니게 땅거지가 된 분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을 손에 쥘 수 없어 거지가 될 수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

재산이 이렇게나 많아도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없다니!

부동산을 예로 들었으나 이외에도 주식이나 채권 역시 자산의 한 형태에 속한다. 모두 매매가 성사되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한 자산이다. 팔면 팔리는 것들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값어치가 있는 자산을 손해 보지 않을 선에서만 팔려고 해도 기꺼이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 생긴다. 이 상황은 현재에도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불안감에 자극을 받은 사람들은 만일의 사태(시스템 붕괴나 실직과 같은 일)에 대비해 되도록 바로 사용이 가능한 현금을 쥐고 있으려고 한다.

이와 같은 흐름은 몇 백억 단위로 현금을 운용하는 은행이나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업의 경영 능력, 실적과는 별개로 돈이 돌지 않아 결국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과가 발생한다. 도산은 대규모 실직으로, 또 대규모 실직은 다시 유동성을 경직시키며 경기를 침체 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유동성이 중요하게 언급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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