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채권은 예민할까? 둔할까? – 듀레이션 (1) - PUNPUN

내 채권은 예민할까? 둔할까? – 듀레이션 (1)

모든 채권 가격이 금리 변화에 똑같이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소설 ‘어린 왕자’에서 사막여우는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채권에도 만기일, 액면가, 표면금리처럼 일반 투자자들 눈에 잘 띄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중요한 개념이 있다. 듀레이션(Duration)이다.

내 채권의 ‘신체 나이’

30대라고 모두 30대의 몸을 가진 건 아니다. 열심히 운동한 사람은 20대의 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베짱이 대리처럼 야식과 술을 즐기는 사람은 40대의 몸을 가질 수도 있다. 이렇게 실제 나이와 별개로 건강 상태, 노화 수준으로 새로 매긴 나이를 ‘신체 나이’라고 한다.

듀레이션은 채권의 ‘신체 나이’다. 아무리 마음만은 고등학생이라도 50대가 10대로 돌아갈 순 없는 노릇이다. 채권도 마찬가지. 액면에 적힌 만기는 주민등록 나이처럼 한 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채권의 신체 나이인 ‘실효(실제) 만기’는 다르다. 얼마나 자기관리를 잘했느냐에 따라 신체 나이를 낮출 수 있듯, 듀레이션, 다시 말해 ‘채권의 실제 만기’는 표면금리나 채권 가격에 따라 길어졌다 짧아졌다 할 수 있다.

즉, 듀레이션이란 ‘내가 산 채권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실제로 필요한 기간’이다. 물론 여기에는 현재가치 환산 등 다소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선 2편에서 자세히 얘기하겠다.

듀레이션은 시소를 떠올리면 쉽다. 두 사람이 시소를 타고 있다. 이 시소의 이름은 ‘채권’이다. 한쪽에 앉은 사람은 ‘이자’, 다른 한쪽에 앉은 사람은 ‘투자액(원금)’이다. 이자의 몸무게가 0㎏이라면, 시소의 무게중심은 100% 원금 쪽으로 기울 것이다. 그러나 이자의 몸무게가 늘거나, 투자액의 몸무게가 줄어들면 시소의 무게중심은 점점 이자 쪽으로 옮겨갈 것이다. 이 무게중심 값이 바로 듀레이션이다.

출처 <금융노트TV>

예민한 채권, 둔한 채권

듀레이션은 채권 투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금리 변화에 따른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람도 예민한 사람, 둔한 사람이 있다. 채권에도 ‘예민한 채권’과 ‘둔한 채권’이 있다. 긴 채찍은 살짝만 흔들어도 큰 파동을 그려낸다. 같은 이치다. 듀레이션이 긴 채권, 즉 ‘예민한 채권’은 시장금리가 조금만 변해도 채권 가격이 크게 출렁인다. 그러나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 즉 ‘둔한 채권’은 시장금리가 많이 변해도 가격이 적게 출렁인다.

듀레이션을 알면, 채권 수익률과 직결되는 채권 가격이 앞으로 얼마나 오르내릴지 예측할 수 있다. 채권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채권-금리 반비례 관계에 대해 궁금하면 Click!). 채권 듀레이션이 2년이면 금리가 2% 오를 때(↑) 가격이 4%(2년×2%) 떨어진다(↓)는 소리다. 단, 이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변동 폭과 산출 과정을 단순화한 것으로, 위와 같이 똑 떨어지진 않음을 일러둔다.

듀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4가지 요소

듀레이션은 1)표면금리 2)시장금리 3)이자 지급 빈도 4)잔존 만기(만기까지 남은 기간)의 영향을 받는다. 1), 2), 3)반비례 관계, 4)비례 관계를 이룬다.

표면금리, 이자 지급 빈도가 높다는 말은 채무자에게 더 많이, 자주 이자를 지급한다는 뜻과 같다. 다시 말해, 무게중심이 ‘이자’ 쪽으로 기울어지며 듀레이션이 짧아진다. 시장금리가 높을 때도 동일하다. 금리가 높으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투자액이 줄어들어) 듀레이션이 짧아진다. 반면, 잔존 만기가 길어지면 ‘투자액’ 쪽으로 시소가 길어진 것과 같아 듀레이션 역시 길어진다.

엑셀로 듀레이션 구하는 법

듀레이션은 투자자 고지 의무가 없기 때문에 궁금하면 증권사에 물어봐야 한다. 아니면 INFOMAX 단말기, CHECK 단말기 등 전문가용 단말기로 직접 계산해야 한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엑셀을 통해서다. 엑셀의 ‘MDURATION’ 함수에 만기, 시장금리(수익률), 표면금리, 이자 지급 빈도 값 등을 집어넣으면 바로 값을 구할 수 있다. 자세한 방법은 이곳을 참조하자.

잘 모르겠다면 ‘2가지’만 기억하자

듀레이션은 사실 꽤 까다로운 개념이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 채권 수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에 대충이라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 이해가 잘 안 된다면 ‘표면금리, 시장금리, 이자 지급 빈도가 높을수록 듀레이션은 짧아진다’‘듀레이션이 길면 채권 가격은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2개만 기억해두자.

지금까지 듀레이션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아봤다. 다음 편에서는 채권 상급자들을 위해 듀레이션의 세부 원리를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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