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①

재테크에 관심 없던 여자, 주식 좀 아는 여자가 되기까지.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1/11]

나는 별종이었다. 효율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가장 느리고 느린 예술계에 뛰어들었다. 많은 이들의 오해 내지는 선입견은 ‘예술은 가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은 그 어떤 일보다도 자본이 많이 필요하다.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기에 인건비는 기본이고 제작비도 만만치 않다. 돈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돈에 가장 무지한 이들과 일하면서 나 또한 돈에 대해 좀 둔감해졌다.

대학로에 작은 사무실을 구하면서 내가 얼마나 가난한지 깨달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10년이 훌쩍 넘은 시점에 가서야 ‘사회 초년생을 위한 재테크’ 류의 책을 들춰보기 시작했다. 연말정산, 종합소득세 같은 단어들이 익숙해지기 시작할 무렵 나의 20대와 같은 정신 상태를 가진 후배들을 참 많이 보게 되었다.  

그들도 돈이 필요하지만, 돈에 무지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재테크는 돈이 많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며, 1억만 모으라는 나의 말에 ‘그렇게 큰돈을 어떻게 모으냐’고 후배들은 답했다. 그때마다 나는 홈택스를 통해 지난 3~4년간의 소득 누계를 확인하는 법을 알려주며 이미 너의 손끝에서 1억에 가까운 돈이 스쳐 지나갔노라고, 내가 처음부터 큰돈을 받던 사람이라서 너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재테크란 부자들을 위한 것이 아닌 너도 할 수 있는 것임을 말하곤 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매년 100만 원씩 상승하여 400만 원 돌파…

‘투자’는 고사하고 ‘재테크’도 남의 나라 이야기였던 나는, 우연히 SNS에서 발견한 한 줄 메시지를 통해 주식 투자에 눈을 뜨게 되었고, 밑바닥에서부터 온몸으로 깨져가며 한칸 한칸 나아가고 있다. 초심자의 행운을 지나 연이은 고점 투자에 손해를 보기도 하고, 환율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이득을 본 주식도 있다.

간이 작아 내가 모르는 회사의 주식은 함부로 손대지 않지만, 영화 ‘기생충’의 수상 소식에 CJ ENM 주식을 샀어야 했나 고민하는 사람이 되었다. 코로나 19 때문에 급부상한 영상통화 프로그램이 어느 회사에서 개발했는지, 상장은 한 건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이거면 손해는 안 보겠지?”로 시작한 나의 주식투자는 이제 최소한 어떤 ‘현상’ 앞에서건 이 현상에 뒤따라오는 경제적 여파와 그와 관련한 회사를 검색해보는 멘탈을 장착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내가 할 이야기들은 나를 위한 오답노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돈을 배우고 주식을 시작하면서 겪었던 실수와 갖가지 시행착오들을 기록한 것이다. 주식 계좌도 없이 주식을 사려고 했던, 남들보다 쪼금 더 모자랐던 ‘재린이’의 솔직한 투자 기록.

누군가에게는 이 글이 너무 무겁지 않게 ‘돈’을 배워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오답노트’를 공개하려 한다.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시리즈는 매주 월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시리즈 보기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⑤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④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③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②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①

'돈'과는 거리가 먼 예술계에서 머물다 뒤늦게 '주식'에 눈을 뜬 이후, N년 째 실패와 성공을 반복 중. 미국 주식에서 만큼은 약간의 손 맛을 보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때쯤, 코로나 19가 찾아왔다. '독학공부'로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 덕에, 하락장에서도 '주식은 떨어졌지만 글감은 늘었네요.'라고 말할 줄 아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됐다. 꼼꼼한 투자 기록의 결과, 오답노트는 줄이고 정답노트의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관련 기사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