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⑩ - PUNPUN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⑩

세상의 흐름을 읽으면, 투자할 기업의 미래를 알 수 있다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10/11]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2)

주식과 기업에 대해 공부를 할 때 제일 힘든 포인트는 오롯이 기업의 힘 하나만으로 주가가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비가 오면 우산이 잘 팔리고, 해가 쨍하면 양산이 잘 팔리듯, 기업은 기업의 경영활동뿐 아니라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다 변수다.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돈이 위기의 순간 어디서 흘러 어디로 가는지, 왜 주식을 하고, 땅을 사고, 금을 사고, 달러를 사는지 한 번에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는 바로 경기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출근과 등교 같은 매우 기본적인 생활까지 통제되는 극단적인 상황은 대한민국의 경기를 완전히 틀어쥐었다. 재택근무로 인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식업, 운송업은 즉각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수입은 당연히 감소했고, 당연히 사람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기업이 아무리 건강해도 코로나19 같은 전 세계적 대형 악재 앞에서는 어찌할 재간이 없다. 소비자들이 소비를 멈추면 기업의 매출이 감소한다. 매출이 감소하고 경영성과가 낮은 기업의 주식을 선호할 주주는 없다. 매출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니까. 그리고 그 모든 상황에 가장 선행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바로 주식시장이다.

코로나19는 한국에서만 문제 되는 바이러스가 아니었다. 미국, 유럽, 아시아권, 중동 등 다양한 지역과 대륙에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미국에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 미국의 주가는 폭락했다. 주식과 관련한 모든 지표는 다 빨간색(한국 주식시황판은 하락을 파란색으로, 미국은 하락을 빨간색으로 표시한다)이었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거래들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동학개미’가 몰려든 삼성전자

출처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709686625798112&mediaCodeNo=257&OutLnkChk=Y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을 제공하고,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가 큰 삼성전자의 주식에 소위 개미들의 돈이 몰려들었다. 가격이 내려간 김에 사두면 언젠가 큰돈이 되리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은행원으로 등장하는 성동일의 대사 중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한 대사가 있었으니 “금리가 쪼까 떨어져서 15%밖에 안 하지만” 그렇다. 우리는 제로금리 시대에 산다. 세전 5% 금리인 적금 상품에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이제는 10%가 아니라 1%대 금리가 흔한 세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금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최소한 배당으로라도 3%의 금리를 보장하는 주식시장에 사람들이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슷한 시기에 환율도 급등했다

2019년 12월말 달러당 1156.4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1월말 1,191.8원이 되었고, 3월 19일 1,280원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주요 기업들의 주식이 저점을 찍은 3월 16일과 매우 가까운 일정이다. 주식과 환율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한국의 주식시장에는 이미 너무나도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와 있고, 각 기업들의 실질적인 주인은 외국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의 주요 기업들에 대주주들 중에는 외국계 투자사, 법인들이 포진해 있다.

그럼 빨간불이 켜진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돈들은 어디로 갈까? 바로 안전자산인 금이었다. 아이의 100일 반지를 사러 2월 중순에 종로3가에서 금도매업을 하는 친구를 찾아갔다. 코로나의 여파로 금값이 요동을 치는 통에 문장 하나도 제대로 붙여 말 할 새 없이 끊임없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거래를 하고 있었다. 주식 시장에 빨간불이 켜지고,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면 사람들은 안전자산을 찾게 되고 자연스럽게 달러와 금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결국 제대로 대화도 하지 못하고 미리 이야기해둔 반지만 겨우 들고 나왔다.

그 와중에 중동에서는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동의 기름값이 올라가면 생산 관련 각종 비용이 상승한다. 내려가면 비용은 감소하지만 유가와 관련한 파생상품들에는 손실이 발생한다. 비트코인이 흥하던 시절,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번 누군가는 그걸 들고 다시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에 투자자금으로 들고 오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의 수익율이 낮아지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온다. 반대로 부동산시장이 활황이면 다시 주식시장의 자금은 부동산으로 빠져나간다. 부동산, 주식 그 어떤 것도 정부의 정책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없으니, 정부의 정책 역시 예의주시 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금리, 경기, 환율, 해외주식시장, 유가, 정부정책 등 경제와 관련한 너무나 많은 요소들이 주식시장과 영향을 주고 받는다

단순히 기업을 잘 안다고 주식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을 알고, 기업을 둘러싼 환경을 알고, 그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흘러가는지를 지켜보며 꾸준히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매우 부지런 해야 한다. 적당한 선에서 남이 만들어 놓은 정보만으로 내가 원하는 수준의 수익률을 내는 것은 어렵다.

그러므로 난 어떤 투자자가 되어 이 세상의 흐름을 어떤 기준으로 읽고, 어떤 기업을 공부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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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⑨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⑧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⑦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⑥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⑤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④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③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②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①

'돈'과는 거리가 먼 예술계에서 머물다 뒤늦게 '주식'에 눈을 뜬 이후, N년 째 실패와 성공을 반복 중. 미국 주식에서 만큼은 약간의 손 맛을 보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때쯤, 코로나 19가 찾아왔다. '독학공부'로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 덕에, 하락장에서도 '주식은 떨어졌지만 글감은 늘었네요.'라고 말할 줄 아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됐다. 꼼꼼한 투자 기록의 결과, 오답노트는 줄이고 정답노트의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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