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⑧ - PUNPUN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⑧

배당금인가? 시세차액인가?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8/11]
이제사 투자 방향과 목표를 고민하다

혼돈의 카오스. 나의 주식 계좌는 현재 그런 상태이다. 주당 2,400달러를 호가하는 아마존부터 주당 5,000원에 불과한 아시아나까지, 종잡을 수 없는 종목 선택을 거듭하고 있다. 그렇다고 수십 가지 다양한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해도 5개 안팎의 적은 보유 물량이 저렇게 흥겹게 널을 뛰고 계시니 그걸 보고 있는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다.

아마존의 선방으로 인해(아… 역시 동학개미가 되기보다는 미국의 노예가 됐어야 했는데) 수익률은 ‘+’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한 주를 제외하고는 다 마이너스다. 놀라울 정도로 싹 다. 그러던 차에 집에 우편물이 한 통 도착했다. 배당금 통지서였다. 그날 알았다. 삼성전자는 분기마다 배당을 준다는 사실을. 비록 투자는 마이너스지만 배당금을 4분기 비슷한 수준으로 받는다고 생각하면 은행 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 세금을 감안하고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든 생각은 ‘이렇게 무지해서야 무슨 주식 투자를 하겠나’였다.

2017년 언저리부터 시작한 주식투자로 인해 묻힌 돈이 1년 연봉만큼은 아니어도 이제 재테크를 시작한 나에게는 충분히 유의미한 크기만큼은 된다.

그사이 결혼도 하고, 집도 샀다. 소위 말하는 안정적인 삶의 테크트리를 타기 시작한 셈이다. 열심히 일해서 조금씩 올라간 연봉인상폭은 아파트의 2년 상승폭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목격하면서 투자자금을 더 공격적으로 운용해 지금, 그다음을 위한 시드머니로 만들고 싶어졌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세계적으로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비싼 물가와 부동산을 가진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한 경제적 기반을 만들어주고 싶어졌다. 내가 직접 겪지 않았던가. 서울에서 월세를 내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난 30대를 원하는 일을 하며 거침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 훅훅 꺾이는 부모님의 허리까지는 해결해드릴 수 없었지만, 최소한 빚지지 않고 문화예술계에서 버텨왔고, 맨손으로 스스로 여기까지 왔다고 하기에는 부모님의 그늘은 위대했다. 절약 그 이상의 재테크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은 월세를 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10% 고금리 이자의 시대를 지나온 부모님이 나에게 해주신 것만큼을 내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차곡차곡 모으기만 하는 것만으로는 오늘을 살기도 힘든 세상이다.

하여튼 지금의 나는 25년 된 아파트가 아닌 새 아파트를 원하고, 언젠가 은퇴한 이후에 노동 없는 수익 창출을 원한다. 또한 언제나 아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써야 할 학비와 독립에 필요한 시드머니를 만들어주길 원한다. 독립은 스스로 하는 것인데 거기에 시드머니를 준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지만 말이다). 집값이 아무리 오른들 매도하지 않으면 손에 넣을 수 없는 수익이므로 수시로 돈을 만들기에는 역시 주식이 가장 적절한 선택이었다. 고민이 시작되었다.

주식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아름다운 방법은 저평가된 우량주를 선정해 매수하고,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쭉쭉 올라가는 주가를 보며 행복해하는 것이다. 지난해 5G 관련 주식들을 매수한 사람들이 아마 이런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통신사에서 기존 4G가 아닌 5G망을 구축하고 사업을 펼쳐나가면서 설비 등등 관련 주식의 주가가 급등한 경우가 많다. 52주 상종가를 기록하며 1년 사이 주가가 10배 불어난 주식까지 있으니 그 초창기에 들어가 52주 차에 매도한 사람이 있다면 세상이 핑크빛이었으리라. 물론 매도를 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안정적인 주식 혹은 배당률이 높은 주식을 매수해 보유하면서 배당 수익을 챙기는 것이다. (장기보유하면 최소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커버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업이라는 전제하에서) 매도 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고, 주기적으로 배당을 통해 돈이 돈을 부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주가 상승폭은 낮지만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배당률을 높게 잡는 경우는 흔하다. 특히 미국 주식이 그런 이유로 자주 언급된다.

삼성전자 주식만 여유돈이 생길 때마다 꾸준히 매입해서 현재는 25,000주를 보유한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1주당 배당금 300원만 잡아도 매년 3천만 원이 배당금으로 꽂히는 셈이다. 회사를 꾸준히 다니시면서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배당금을 생활비로 계속 받을 수 있고 유사시에 매도해도 엄청난 금액이 된다. 숨도 못 쉬게 돈을 모아 빠른 은퇴를 하는 파이어족이 유행인 요즘엔 좀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실리콘벨리가 아닌 바에야 저쪽이 더 현실적이다.

물론 우리가 흔히 아는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은 배당을 제공하지 않는다. AT&T 같은 회사는 배당률 7%씩이나 되니 3% 금리도 높다고 느끼는 요즘의 상황을 생각하면 놀라운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받은 배당금을 생활비로 쓰는 경우도 있고 주식을 추가 매입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조심할 것은 배당 수익은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소득세율이 높고, 배당률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자유는 배당금이, 목돈 마련은 시세차익을 통해 실현 가능한 것이 바로 주식의 매력이다. 그럼 지금의 나는 시세차익을 위한 매수를 해야하는가, 배당금을 위한 매수를 해야하는가를 정해야할 때이다. ‘빚을 내서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는 절대원칙을 세워두고 이제 어떻게 투자하고 어떤 회사를 투자 해야 하는지 본격적으로 공부 해야 할 때이다. 

FACK CHECK

경제적 자유

물리적인 노동을 하지 않고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은 단순히 굶어 죽지 않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 위치에 걸맞은 생활을 하고, 건강도 돌보고, 취미생활도 여행도 느긋이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말한다. 물리적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이 아닌 연금, 배당, 이자, 월세 등 자산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소득으로 생활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의 돈이 새로운 돈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세팅한 상태인 셈이다.

FIRE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경제적 자유를 빠르게 실현한 조기 은퇴자를 말한다. 실리콘밸리에서 각종 벤처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극단적으로 적게 쓰고 돈을 모아 조기 은퇴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같은 회사의 초창기 참여 멤버를 떠올려보자.

시작은 작았지만, 회사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커졌고 회사에 투자한 지분이나 연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은퇴를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돈이 모여 정년퇴직이 아닌, 청년기 은퇴에 성공한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등장하자 말도 안 되게 작은 방에서 월세를 살고, 생활에 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해서 돈을 모아 조기 은퇴를 꿈꾸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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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⑦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⑥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⑤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④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③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②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①

'돈'과는 거리가 먼 예술계에서 머물다 뒤늦게 '주식'에 눈을 뜬 이후, N년 째 실패와 성공을 반복 중. 미국 주식에서 만큼은 약간의 손 맛을 보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때쯤, 코로나 19가 찾아왔다. '독학공부'로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 덕에, 하락장에서도 '주식은 떨어졌지만 글감은 늘었네요.'라고 말할 줄 아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됐다. 꼼꼼한 투자 기록의 결과, 오답노트는 줄이고 정답노트의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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