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⑥ - PUNPUN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⑥

그래도 우량주가 좋다 했다.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6/11]
1캐럿 다이아몬드 같은 주식이 갖고 싶었다

나의 넷플릭스 매수/매도는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꽤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었다. 150달러에 매수했는데 300달러를 훌쩍 넘겨서 매도했으니 말이다. 투자금액 자체가 소액이었던 게 문제였을 뿐, 수익률로만 따지면 손에 꼽을 놀라운 성적이었다. 초심자의 운이라 했던가. 그렇게 드라마틱한 수익은 딱 거기까지였다.

미국에서 대마초가 합법화된다며 이 주식은 꼭 사야 한다며 남편이 추천한 종목은 매수하고 한 달 만에 반 토막이 났다. 물론 소액 투자였고, 또 주가도 높지 않았지만, 남편은 본인이 강력히 추천한 종목이 반 토막이 났다는 사실에 이미 의기소침한 상태였다. 반 토막인 상태를 꿋꿋하게 버텨 그래도 약간의 이자 정도의 수익을 보고 정리했다. 대마초 관련한 다른 기업의 주식을 샀지만, 심지어 -7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 그냥 버려뒀다. 어차피 망한 주식이다. 더는 내가 잘 모르는 회사나 사업의 주식은 손대고 싶지 않았다.

사서 고민 없이 몇 년 방치해도 여전히 빛나는 다이아몬드 같은 주식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넷플릭스로 미국 주식에 눈을 뜬 나는 다른 사람들은 어떤 주식을 사는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뒤져보다 발견한 것이 흔히들 FANG이라고 부르는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같은 우량주들이었다.

제일 먼저 자료를 찾기 시작한 것은 구글이었다. 과거 나에게 구글은 당최 뭘 하는지 알 수 없는 회사였기에, 나의 관심 밖에 있었다. 하지만 그런 구글의 입지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인해 좀 다른 위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구글을 아무리 뒤져도 주식시장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구글은 우리가 아는 GOOGLE로 상장하지 않았다. Alphabet Inc라는 이름으로 상장이 되어 있었고, Alphabet Inc는 구글을 비롯한 관련 자회사들이 모여 설립한 기업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대전 당시 구글의 주가는 약 780달러 선. 지금은 등락을 거듭한 끝에 1,200달러 정도이다.

페이스북은 마크 저커버그의 행보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패스, 넷플릭스는 매도한 상태여서 다시 매수할 생각이 없었고, 남은 것은 아마존. 2016년 3월을 기준으로 600달러도 채 되지 않던 아마존의 주가는 2020년 현재 2,200달러 선이다. 매수를 고려했던 시점은 1,900달러를 찍은 상황. 그랬다. 미국 주식에서 에르메스백은 아마존이었다.

나는 회사의 비전이나 영업이익, 경영 목표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높은 주가를 보며 탐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주에 200만 원 가까이 하는 주식을 무슨 수로 산단 말인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정리하지 않고서야 어쩔 도리가 없는 주식이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정리하고, 가지고 있던 현금을 모아 1,900달러를 훌쩍 넘어선 아마존 주식을 매수했다. 무슨 돈이 있겠는가. 다해서 10주도 안 되는 수량도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매수 버튼을 눌러야 했다.

그때 내 눈에 아마존 주식은 1캐럿 다이아몬드 같아 보였다.

접근하자면 할 수는 있지만 웬만한 용기가 아니면 쉽게 살 수 없는 존재였다. 1주씩 매입하려고 해도 웬만한 사람 한 달 치 월급이 훅 들어가야 가능하니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눈이 뒤집힌 나의 결론은 하나였다. 저 1캐럿 다이아몬드 같은 아마존 주식을 사자.

그랬다. 나는 한 달 치 월급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도 깊게 고민하지 않고, 막연한 의사결정을 했다. 나는 과하게 자신을 믿었다. ‘촉’이라는 거. 그게 빅데이터라는 것. 그걸 믿었다. 문제는 주식이나 돈에 관련한 부분에는 아무런 빅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촉만 발달했다는 것이다. 관심은 있지만, 깊이가 없는 상태. 뒤늦게 알았다. 다들 배당금을 바라보고 미국 주식을 알아볼 때, 나는 배당엔 1도 관심 없는 베조스의 주머니를 불려주는 1인에 불과했다는 것을.

물론 아마존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다. 커머스에서도, 빅데이터에서도. (다른 투자자에 비해) 적은 돈을 투자하기에 분산투자를 할 여력이 없는 나는 MS, 구글, 아마존 중 하나를 결정해야 했다. 그렇다면 접근 가능성이 높은, 액면분할 전 삼성전자나 아모레퍼시픽 같은 기업의 주식을 선택하고 싶었다. 일종의 호기였다. 구글도 한화로 100만 원이 넘는 주식이었지만 아마존의 드라마틱한 성장세에 숟가락을 얹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이런저런 목돈들을 모아 아마존 주식을 샀다. 채 10주도 되지 않지만 나와 나의 동반자의 꽤 큰 현금이 묶이는 큰 의사결정이었다. 다행히 내 가족은 나의 결정은 존중하고 신뢰해주었다. 그게 누구든, 돈을 굴리고 투자를 하는 사람은 자기만의 원칙이 있게 마련이다. 주식투자에 대한 나의 원칙은 아이러니하게도 ‘안전’이다. 우량주. 나는 그렇게 배당 없는 우량주를 샀다.


FACT CHECK

우량주

흔히 블루칩이라고 한다. 재무 건전성, 사업의 발전 가능성, 배당, 사업의 안정성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루 반영된 주식이다.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주식이라는 뜻이다. 투자자의 높은 선호도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시대가 변하면 우량주로 언급되는 기업도 변한다. 과거 정유, 제조 등의 기업 주식이 우량주로 손꼽혔다면, 이제는 IT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주식이 우량주로 언급된다.

배당, 배당금

주주들에게 지분에 따라 기업이 이윤을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은 주주들에게 주식 1주당 몇 %의 배당금을 제공할지 정하고, 정기적으로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배당 계산 시점의 주가, 기업 현금 잉여금 등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돼 배당률이 정해지기 때문에 배당 시기마다 금액이나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 배당 지급은 정기적으로 발생하는데 1년에 한 번, 분기에 한 번 등 지급하는 시기는 기업에서 정하기 나름이다. 기업 경영 상황이 안 좋을 경우 배당률이 현저히 낮아지거나 혹은 아예 없을 수도 있고, 영업이익이 높아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비율을 낮추기 위해 배당을 높게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아마존처럼 배당 자체를 안 하는 기업도 존재한다. 배당금은 같은 기업의 주식이라고 해도 보통주, 우선주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보통주 vs 우선주

주식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의 하나다. 기업의 입장에서 주식을 통한 자금 조달을 할 경우 2가지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하나는 기업경영의 권한을 주주와 나누는 것이고, 또 하나는 조달한 자금에 대한 이자를 주주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주식을 보유한 자, 즉 주주는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1년에 1번 정기적으로 주주총회를 하고, 기업 경영과 관련한 주요 안건에 의견을 내고,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주주총회는 주식의 수에 따라 힘의 크기가 달라지는 곳이다. 기업의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주식을 보통주라고 생각하면 된다. 드라마에서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해 대주주의 주식을 매입하거나, 혹은 의결권을 대리할 수 있게 위임장을 써달라고 하는 장면을 떠올려보라. 주식의 수는 의사결정 할 수 있는 힘의 크기와 비례한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보통주이다. 보통의 경우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주식은 보통주이다.

이에 반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는, 즉 의결권은 없으나 그 대가로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있는 주식을 우선주라고 한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구분된 이름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된다. ‘두산건설 우선주’, ‘삼성전자’와 같은 표기가 되어있다면 그 주식은 우선주라고 생각하면 된다.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시리즈는 매주 월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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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⑤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④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③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②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①

'돈'과는 거리가 먼 예술계에서 머물다 뒤늦게 '주식'에 눈을 뜬 이후, N년 째 실패와 성공을 반복 중. 미국 주식에서 만큼은 약간의 손 맛을 보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때쯤, 코로나 19가 찾아왔다. '독학공부'로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 덕에, 하락장에서도 '주식은 떨어졌지만 글감은 늘었네요.'라고 말할 줄 아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됐다. 꼼꼼한 투자 기록의 결과, 오답노트는 줄이고 정답노트의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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