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⑤ - PUNPUN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⑤

이제는 미국이다!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5/11]
해외주식 뭐가 다른가?

내기로 250만 원이 물린 그 남자는 오늘 나와 함께 한집에 사는 남편이 되었다. TV만 틀어놓으면 혼이 나가는 지지부리한 내 성격 덕에 우리 집에는 TV가 없다. 그렇다고 심심하냐 하면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는 넷플릭스가 있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보기 위해 우리는 넷플릭스 앱을 다운로드했다. 손바닥만 한 아이패드로 보는 영화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우린 밖으로 나가기가 더 귀찮았다. 영화사에 넷플릭스는 큰 의미를 지닌 회사가 되었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세계 영화판에서 제 3세계나 다름없는 한국 영화 감독에게도 600억 원을 과감히 던질 수 있는 회사. 영화관이 아닌,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영화를 과연 영화로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을 만든 회사. 영화에 대한 패러다임을 깨버린 회사. 나는 여기서 새로운 에르메스백을 봤다.

이거 주식 거래 가능해? 지금 주가 얼마야?

120달러. 우리가 넷플릭스의 주식을 처음 확인했을 때 주가는 120달러였다. 신랑에게서 넷플릭스가 대세라고 말을 듣자마자 난 현금이 없으니 당신이 주식을 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잊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 추진력은 내 담당이었다.

어느 날 문득 궁금해서 뒤져본 넷플릭스의 주가는 140달러였다. 당연히 신랑은 사지 않았고 난 그 자리에서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정리하고 넷플릭스를 사겠다고 선언했다. 나의 첫 번째 에르메스백은 그렇게 매도되었다. 지지부진한 아모레퍼시픽은 더 필요가 없었다. 나는 반짝반짝한 신상을 원했다. 그리하여 아모레퍼시픽 매도금액을 손에 쥔 그날, 앱을 켜고 넷플릭스 주식을 사기에 이른다.

물론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해외주식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없었다. 넷플릭스 주식을매수할 수 있었던 미국 시장은 미국에서도 뉴욕의 오전 9시에 시작한다. 이조차도 몰랐던 나는 바보같이 낮에 앱에서 구매 시도를 했었다.

시행착오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국내 주식거래는 ‘원’ 단위로 이루어지지만, 해외 주식거래, 특히 미국은 ‘달러’로 사야 한다. 그 말은 내가 매도한 금액을 환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마음만 급한 나는 매수 버튼을 열심히 눌렀지만, 나의 잔고는 달러가 아닌 원화였기에 거래는 불가능했다.

내가 거래할 금액만큼 환전 해야 했고, 그 금액이 환전되는 사이 내가 매수하고자 했던 주식의 금액이 변화하는 바람에 소소하지만, 추가로 환전을 더 해야 했다. 환장 포인트는 (너무 당연하게도) 환전에도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사실이었다. 한꺼번에 하나 나눠 하나 큰 차이가 없을 아주 미미한 금액이었을지언정, 눈앞에서 수수료가 2번 나가는 걸 보는 것은 매우 유쾌하지 않다.

144달러에 매수한 넷플릭스는 한때 400달러까지 올랐다

밤 11시에 침대에 드러누워 환전까지 마무리해 매수한 넷플릭스는 당시 최고로 핫한, 반짝반짝한 초 신상이었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 하나는 아니었다. 해외 주식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넷플릭스였다. 144달러에 매수한 넷플릭스는 한때 400달러까지 올랐다.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었다. 새로 산 백을 장 위에 올려두고 어루만지듯 주가를 검색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넷플릭스가 에르메스가 아니라 샤넬이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여전히 나는 기업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검색하지 않고 ‘직관’으로 종목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난 내가 모르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을 싫어했다. 내 손에 잡히는, 내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강력한 무언가를 선호했다. 그래도 매출이나 순이익 정도는 검색해볼 만 한데 그런 공부는 남 일이었다.

넷플릭스를 매도한 시점은 400달러에서 한풀 꺾인 지점이었다. 350달러 정도에 매도했는데, 나는 여전히 400달러의 환상에 사로잡혀있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쉽게 오지 않는다. 깔끔하게 포기하고 매도를 했다. 환율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매도해서 손해라는 느낌은 아니었다. 만약 그 와중에 환율이 매우 떨어진 시점이었다면 너무 억울했겠지.

주식양도 소득세는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세율도 꽤 높다

다만 아모레퍼시픽 매도 시에는 수익 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 세금에 대한 걱정은 없었지만, 이번 매도에는 애매하게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금액을 넘겨버려서 얄짤 없이 세금을 내야 했었다. 다른 주식으로 갈아타기 위한 매도였기 때문에 내 손에 실질적으로 들어오는 수익은 없었는데 세금을 내려니 아깝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주식양도 소득세는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세율도 꽤 높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소한 소득세 신고를 내가 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 정도. 내가 거래하던 증권사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주식처분 양도소득세 신고 대행을 무료로 진행해주었다. 신고서까지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내주니 편하긴 했었다.


FACT CHECK

해외주식거래의 특징

해외주식거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거래 시간과 환율이다. 많이들 하는 미국 주식은 특히 밤 11시가 넘어가야 장이 열린다. 밤잠이 없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나처럼 11시만 되면 빌빌대는 인간에게는 정신 바짝 차리기 매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장점이라면 전문 투자자가 아닌 바에야 밤새도록 주식 차트를 보고 거래 체결 여부만 확인하고 앱을 끄는 것이 밤잠을 지키는 비결이다. 이게 뭐 그리 큰일이냐 싶겠지만, 얼마나 많이 매도 시점을 놓쳤는지 기억도 안 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꼭 이야기해 주고 싶다. 그것도 고작 ‘잠’을 이기지 못해서 말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환율이다. 100달러짜리 주식 한 주를 산다고 해도, 원-달러 환율에 따라 수익률 10% 정도는 우습게 날아갈 수 있다. 원-달러 환율 1,100원에 100달러짜리 10주를 샀다고 가정해보자. 매수 당시의 투자 금액은 110만 원이다. 만약 이 주식을 동일한 환율 1,100원일 때 110달러에 매도했다고 한다면 매도 후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121만 원으로 수익은 11만 원이다. 하지만 환율이 1,000원이 된다면? 수익은 고작 1만 원에 불과하다. 수수료와 이자, 그리고 매매를 위해 노력한 나의 노동력의 가치 등을 감안하면 비록 주가는 올랐지만,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인 셈.

해외주식거래를 할 예정이라면 해당 국가의 환율이 낮을 때 미리 환전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 지점이 저점인지는 투자 주체가 스스로 정해야 할 문제이지만 말이다.

증권거래세

국내의 경우 증권거래세 0.25%가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이 수익이 나지 않았더라도(혹은 손실이 나도) 주식을 팔면 무조건 세금을 떼고 나머지 금액만 계좌에 입금이 된다. 즉, ‘매수할 때는 세금 X, 매도할 때 세금 O’라는 뜻.

코스닥은 증권거래세 0.25%, 코스피는 증권거래세 0.1% + 농어촌특별세 0.15%로 세금의 구성은 다르지만 0.25%의 세금을 떼는 건 동일하니 그렇게 기억해두는 것이 편하다.

코스닥 ㅣ 증권거래세 0.25%
코스피(유가증권시장) ㅣ 증권거래세 0.1% + 농어촌특별세 0.15 = 0.25%

국내주식 양도소득세

대한민국은 증권거래세가 있는 대신, 매매차익 즉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없다. 대주주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일반 투자자의 경우 국내주식을 거래할 때 양도소득세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 대주주란? 지분 1% 또는 시가총액 10억 원 이상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그러나 해외주식의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바로 1년 간(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주식으로 발생한 수익의 총 합이 25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야하는 것. 수익에서 250만 원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 22%(양도소득세 20% + 지방소득세 2%)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런데 해외 주식은 이 250만 원이라는 금액을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서 계산한다. 만약 1년 간 해외 주식 A는 400만 원의 수익을, B는 300만 원의 손실을 보았다면, 실질적인 소득은 100만 원이다. 250만 원 이하이니 당연 세금은 제로.

세금 신고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인 5월에 해야하고, 이용하고 있는 증권사에서 신고 대행을 해주기도 하니 참고하자.

다시 정리하면, 매도 할 때마다 0.25%의 증권거래세를 내고, 1년에 한 번 주식거래를 통한 소득금액이 250만 원이 넘어가는 경우에 한하여 22%가량의 양도소득세를 내게 된다.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시리즈는 매주 월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시리즈 보기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④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③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②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①

'돈'과는 거리가 먼 예술계에서 머물다 뒤늦게 '주식'에 눈을 뜬 이후, N년 째 실패와 성공을 반복 중. 미국 주식에서 만큼은 약간의 손 맛을 보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때쯤, 코로나 19가 찾아왔다. '독학공부'로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 덕에, 하락장에서도 '주식은 떨어졌지만 글감은 늘었네요.'라고 말할 줄 아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됐다. 꼼꼼한 투자 기록의 결과, 오답노트는 줄이고 정답노트의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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