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③ - PUNPUN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③

나도 한번 해볼까? 주식투자!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3/11]
BAG 보다 주식, 나도 저 주식 한 주 갖고 싶다

트위터를 시작했다. 허허실실 웃고 떠들고 술 마시는데 딱 좋았다. 사람들을 만났고 대게는 비슷한 일을 하거나 비슷한 사고를 가진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 A 트친이 그랬다. 아직도 그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사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띄엄 띄엄 올리는 경제 관련 코멘트들이 재미있어 팔로잉을 시작했다. 주식을 다시 보기 시작한 건 A가 올린 글을 통해서였다.

어느 날인가 1년 전 코멘트를 다시 끌고 와 이렇게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난 왜 매년 지켜보면서 사지 않고 있을까?” 그렇게 A가 올린 글을 타고 타고 올라가니 3년 전 주가는 100만 원 2년 전 주가는 200만 원, 그리고 그 글을 본 그 시점의 주가는 300만 원이었다.

주식은 막연하게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주식은 한 주에 몇만 원 비싸야 몇십만 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세계는 손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그 글 하나로 바뀌었다. 어려서 막연하게 봐왔던 주식은 초 단타 매매로 하루에 기껏해야 수십만 원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모니터 앞에서 하루 종일 눈알 빠지게 시세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폐인이 되는 지름길. 그게 주식이었다.

하지만 만약 주가가 1년에100만 원씩 오르는 거라면, 그리고 그게 100만 원이 아니라 50만 원이라 할지라도 꾸준히 2년, 3년의 시간을 갖고 지켜볼 수 있다면 괜찮은 투자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건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300만 원이라니. 만약 내가 100만 원으로 3년 전 저 주식을 샀다면 지금 3배가 되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주식이 굴러가는 단위가 매력적이었다.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기업이 만들어내는 확실한 성과가 반영되는 시장.

주식은 예나 지금이나 나에게 ‘온라인 쇼핑’ 같은 존재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주식을 한번 직접 사보고 싶어졌다. 주식은 예나 지금이나 나에게 ‘온라인 쇼핑’ 같은 존재이다. 그렇게 좋은 거 라면 나도 한번 가져보고 싶었다. 갖고 싶었다. 하지만 300만 원이라니. 나에게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최소한 1년간 한 달에 30만 원씩이나 모아야 손에 쥘 수 있는 돈.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삶을 사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무리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저게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나는 에르메스나 샤넬이 아닌 바에야, 명품백도 유효기간은 3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3년을 쓸 IT백 하나를 200만 원에 사느니, 언젠가 돈 모아 1천만 원짜리 에르메스백을 사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갖지 못할 거라면 확실하게 선을 그어두는 것이 어설픈 물욕을 가라앉히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모레퍼시픽이 그런 존재였다. 에르메스백. 소위 말하는 블루칩. 20만 원짜리 주식 1주 살 돈도 없는 주제에 300만 원짜리 주식이 갖고 싶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팔자에 가당치도 않은 돈이었다.

그렇게 주식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가다듬어 갈 때쯤 남자친구가 생겼다. 대학원에서 만난 그는 함께 입학한 동기였다. 다들 휴학과 복학을 반복했지만 나는 2년 안에 수료, 3년 안에 졸업(논문 작성)을 목표로 달리고 있었다. 그도 나와 함께 2년간 휴학 없이 수업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졸업의 길은 험난했다. 논문 주제를 잡기도 힘들었고, 주제를 정했다 하더라도 날이 좋으면 좋아서, 날이 흐리면 흐려서 쓰기 힘든 것이 논문이었다. 혼자서 엉덩이와 하는 싸움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고 진도도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내기를 했다. 졸업장을 먼저 받는 사람에게 ‘목돈’을 주기로. 난 50만 원을 불렀고, 남자친구는 그 정도 금액으로는 동기부여가 전혀 안된다며 250만 원을 불렀다. 내기를 하기 몇 주 전 백화점에서 본 발렌시아가 모터백, 그해 한정판인 파이톤 버전의 50% 할인가가 250만 원이었다. 내가 홀리듯 매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본 탓이다. 그렇게 큰돈을 정말 걸겠냐고 몇 번을 되물었지만 그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먼저 졸업장을 손에 쥔 건 나였고, 기어이 250만 원을 받아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큰돈으로 정말 가방을 사는 것이 맞는가.

때마침, 아모레퍼시픽의 주식을 1/10으로 액면분할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15년 5월 8일, 아모레퍼시픽은 1주를 10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1/10이라고 해도 한주에 30만 원은 족히 되는 돈이었다. 그동안 그렇게 갖고 싶었던 에르메스를(비록 액면분할로 예전의 그 맛은 아니지만) 살 수 있다는데 어설픈 잇백이 웬 말인가.

나는 그 길로 S증권으로 향했다. S증권의 CMA 체크카드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쌓아주는 체크카드 기능을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계좌를 만들었지만, 체크카드는 영업장에 직접 방문해야지만 만들 수 있었다. 마일리지를 위해 S증권을 향했다. 계좌를 만들고 체크카드를 받았다. 그때 알았다. 내가 비대면으로 만든 주식거래 계좌와 CMA 계좌가 다르다는 것을. 다 같은 통장인 줄 알았지, CMA는 뭐고, 주식거래는 또 뭐가 다르단 말인가. 나는 늘 이름만 어설프게 들어본 헛똑똑이였다.


FACT CHECK

계좌개설 그리고 증권사의 선택  
 
과거에는 주식 계좌를 개설하려면 꼭 영업장에 방문해야 했지만, 요즘은 증권사 어플만 깔면 비대면으로 쉽게 주식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어차피 거래를 하려면 어플은 필요하다. 비대면 개좌개설은 일반 모바일 뱅킹의 통장 개설과 다르지 않다. 신분증만 소지하고 있다면 크게 번거롭지 않으니 바쁜 직장인이라면 비대면 개설을 추천한다. 만약 해외 주식 거래를 하고 싶다면, 증권사마다 주식거래가 가능한 국가가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미리 확인하기를 바란다. 

주식을 거래할 때도 비용은 발생한다. 먼저 주식수수료가 있다. 사는 것(매수)이든, 파는 것(매도)이든 주식수수료는 발생한다. 매수 금액에 수수료율을 곱해 계산하는 방식인데, 수수료율은 증권사마다 다르고, 비대면 계좌인지, 모바일 트레이딩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ATM 이용할 때 수수료 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수익률을 계산할 때 주식 수수료도 함께 고려해 계산해야 한다. 주식 수수료는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벤트 통해 수수료 평생 면제 조건으로 계좌개설이 가능하기도 하다. 이때 확인해야 할 내용은 무료의 범위이다. 국내에 국한하는지, 해외 거래에 한하는지, 은행 연계 조건은 없는지 등 단서조항을 확인하기 바란다.

주식거래의 비용은 수수료이 아니다. 매도 시에는 세금도 발생한다. 증권거래세라고 한다. 이는 매도 약정대금의 0.25%이다. 매도 행위 자체에 매기는 세금이기 때문에 수익 여부와 무관하다. 수익이 발생하면 1년에 한번, 주식거래를 통해 소득이 250만 원 이상인 경우 별도로 양도소득세를 부여한다. 모든 거래에는 수수료와 세금이 발생한다. 이 모든 비용을 공제한 후에 남는 금액이 바로 실질 수익이다.

CMA 통장이란 무엇인가? 

흔히 증권사의 입출금 통장이라고 알려진 CMA 통장은 ‘Cash Management Account’의 약자이다. CMA 통장은 기능적으로는 일반 은행의 입출금 통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로, 공과금 납부, 신용카드 연동까지 대부분 가능한다. 차이가 있다면 CMA 통장에 들어간 돈은 증권사에서 운영하는 채권 등에 투자를 하는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투자를 전제로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CMA 통장의 종류에 따라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다. 일반 은행 입출금 통장보다는 금리가 높지만 원금손실이 가능한 상품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개설하는 CMA 통장의 종류가 무엇인지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시리즈는 매주 월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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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⑤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④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③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②
+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①

'돈'과는 거리가 먼 예술계에서 머물다 뒤늦게 '주식'에 눈을 뜬 이후, N년 째 실패와 성공을 반복 중. 미국 주식에서 만큼은 약간의 손 맛을 보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때쯤, 코로나 19가 찾아왔다. '독학공부'로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 덕에, 하락장에서도 '주식은 떨어졌지만 글감은 늘었네요.'라고 말할 줄 아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됐다. 꼼꼼한 투자 기록의 결과, 오답노트는 줄이고 정답노트의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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