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대출로 인생 걸지 말아요

급전 필요해도 피해야 할 이유, 알려드릴게요.

말로만 듣던 휴대폰 담보 대출. 그런데 친구인 K가 이 금단의 대출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고금리(20%)인 ‘휴대폰 담보대출’에 손을 댔다고. 많은 대출 중에서도 하필 휴대폰 불법 대출이라니. K는 말했다. 그것은 휴대폰이 아닌 나 자신을 담보하는 위험한 도박과 같았다며. 급전이 아무리 필요해도 절대 손대지 말라고 충고했다.

휴대폰 담보대출이란?

2018년 초, 29살이었던 K. 다니던 직장도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고, 몇 달 동안 카드 값도 연체돼 신용이 거의 바닥이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인터넷에 ‘소액 대출’, ‘급전 대출’을 검색했다. ‘무방문, 무서류, 당일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에 대부 업체 관계자를 만나기로 했다. 만나보니 그가 제안한 것은 휴대폰 담보 대출. 그럼 도대체 휴대폰 담보대출은 어떤 걸까? 채권자가 채무자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폰을 담보로 갖는 대가로 채무자에게 대출금을 주는 대출이다.

과정은 간단하지만, 독소 조항 모음집

대출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전당(담보물)’ 대부거래 계약서를 쓰면 끝.
하지만 그 계약서에는 채무자에게 불리한 약관들로 가득했다.
자, K가 받았던 대출과 그 계약서에 적혀 있던 항목 들을 살펴보자.

<대출조건>
대출금 : 70만 원
대출이자 : 연 20%(연체율 24%) /(만기일시상환)
대출기간 : 6개월

1. 휴대폰도 뺏기고 통신요금도 떠안고 (불행 +1)

계약서에 서명한 그 날 저녁, 통장에 70만 원이 입금됐지만 서명의 대가는 가혹했다. 3일 후 대부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K 씨죠? 휴대폰은 아이폰 X로 하겠습니다. 대신 요금은 싸게 해드릴게요. 10만 원 안팎이 적당합니다.”

실제 부담해야 할 휴대폰 요금은 대부계약서를 쓸 때는 알 수도 없었다. 그들의 선의(?)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 다음 달이 돼서야 휴대폰 요금이 9만 원이란 사실을 알았다. 180일간 부담해야 할 통신요금을 계산해보니 빌린 대출 원금의 80% 가까운 금액이었다.

2. 연체가 되면 (불행 +2)

결국 K의 발목을 잡은 건 이자가 아닌 대부계약서 상에서는 알 수도 없던 휴대폰 요금이었다. 소액이 필요할 정도로 힘든 사정이라 받은 대출인데, 월 9만원의 요금은 적은 돈이 아니었다. 만기에 이르러서는 원금 상환이 버거웠고, 휴대폰 요금도 밀렸다.

연체를 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02로 시작하는 의문의 전화 한 통을 받기 시작했다. 전화의 주체는 채무를 대신 추심하는 신용평가사. 억울했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남은 채무를 매달 갚겠다는 약속 끝에 독촉 전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연체하지 않았다면 원금 상환 후 돌려받을 수 있었던 아이폰X는 특약(3항)에 따라 그렇게 떠나갈 수 밖에 없었다.

3. 휴대폰 보조금까지 챙긴다 (불행 +3)

사실 휴대폰 담보 대출은 이자 자체만 보면 의외로 크지 않았다. 6개월간 7만 원이니까. 연체만 안 하면 어쨌든 휴대폰도 채무자가 가진다. 그럼 불법 대부업자들은 왜 이런 일을 할까? 그 비밀은 ‘채무자는 통신요금을 최소 180일간 부담한다’는 약관 속에 숨겨져 있다. 그렇다. 그들은 휴대폰 신규 개통에 따른 보조금을 챙기는 것이다.

4. 대출 때문에 내가 범죄자로?! (불행 +4)

연체가 돼서 휴대폰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에는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범죄 연루다. 대부 업체 입장에서는 휴대폰 명의자는 채무자다. 그렇기 때문에 업체들은 대포폰이나 보이스 피싱과 같은 범죄 목적으로 휴대폰을 쓰기 딱 좋다. 휴대폰 담보 대출은 채무는 더 늘고, 까딱하면 범죄까지 연루될 수 있는 구조로 짜여 있다. 결국, K는 아이폰X를 구경도 못했고, 여전히 그 아이폰X의 행방은 알지 못한다. 그의 폰은 지금도 3년이 넘은 구형폰이다.

불법 대출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불법 대출의 경우 주선한 사람뿐만 아니라 불법 대출을 받은 사람도 처벌받는다. 개인 명의를 준 행위 자체는 죄가 아니다. 하지만 범죄 목적으로 쓸 것을 미리 알았거나 몰랐어도 대포폰 주인으로 밝혀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하지만 뭐든지 방법은 있다. 휴대폰 대출 자체가 불법이기에 구제받을 수 있는 해결책을 살펴보자.

불법 대출 피해를 상담하려면?
이미 돈을 빌렸을 땐 신고가 중요하다. 만약 불법 대출로 판명이 되면 대출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기 때문. 우선 자신이 어떤 피해(법정이자율 초과, 불법추심행위 등)를 입었는지 살핀 후 서울시 눈물그만센터나 금융감독원 통합 콜센터(1332)로 상담을 요청하자.

부당하게 지불한 돈을 구제받으려면?
분쟁 조정 신청
서울시 눈물 그만 센터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행정기관이 조사한 뒤, 해당 업체에 부당 이득금을 반환 요청하거나 추심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수사 요청
업체 처벌을 원한다면 서울시 민생 사법경찰단이나, 금감원 불법금융신고센터를 통해 신고가 가능하다.

낮은 신용, 대출 또는 과도한 채무로 고민 중이라면?
신용이 좋지 않아도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고 싶다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맞춤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만약 갚을 수 없을 만큼 채무가 쌓였다면 이자 면제 제도나 개인 파산 신청을 안내해주는 신용회복위원회에 도움을 청하자.

정식 대부업체를 확인하는 법
자신이 연락한 대부업체가 불법업체가 아닌지가 헷갈린다면 일단 체크해보자. ‘업체명’, ‘주소지’, ‘전산 부여 번호’ 이 세 가지를 체크한 후 금융감독원 파인포털에서 ‘등록대부업체 통합조회’,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대조해보자. 이 중 어느 하나라도 틀리면 불법 대부 업체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