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맥주는 왜 ‘4캔에 1만 원’일까? - PUNPUN

수입 맥주는 왜 ‘4캔에 1만 원’일까?

수입품이라고 하면 막연히 비쌀 것만 같다. 저 먼 나라에서 오는 거니깐. 그런데 편의점에 가면 가끔 그런 궁금증이 든다. 왜 저 먼 곳에서 온 수입 맥주는 국산과 비슷하거나 의외로 더 저렴한 걸까. 어떻게 '4캔에 1만 원'이 가능한 걸까? 퇴근길 편의점에서 맥주를 고르다 떠오른 궁금증을 하나씩 파헤쳐 봤다.

첫 번째 Q. 
수입인데 왜 이렇게 저렴할까?

해외에서 제조된 맥주들은 산 넘고 물 건너 우리나라에 상륙한다. 여러 유통 과정을 거치니 붙는 세금도 국산 맥주에 비해 어마어마할 것만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모든 주류에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를 부과하는데, 여기에 비밀이 있다.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에 시설투자비용, 판매관리비, 마케팅 비용, 이윤까지 포함한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반면 수입 맥주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 신고가’만을 기준으로 한다. 즉, 수입 맥주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비과세인 것. 심지어 우리나라와 FTA를 맺은 미국이나 유럽, 싱가포르 맥주에는 관세마저 붙지 않고, 수입 신고가를 낮춰 신고해도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다. 수입 맥주는 ‘가격 경쟁력’이 생겼고, 국산 맥주가 수십 년간 쌓아온 홈그라운드 아성에 도전할 수 있었다. 최근 역차별적인 종가세 대신 용량, 리터 등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개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던 소주가 도수가 높다는 이유로 가격이 올라갈 수 있어 정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다. 

두 번째 Q. 
왜 4캔에 1만 원 마케팅을 했을까?

‘수입 맥주 4캔에 1만 원.’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이 공식은 너무 당연해졌다. 1캔만 마시고 싶은데도 제값 다 주고 사기 아까워 4캔을 고르곤 흐뭇해한다. 알뜰한 소비생활을 했다는 듯이. 맥주회사가 ‘4캔에 만 원’ 마케팅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란 초기 투자 비용이 크지만 손익분기점(?)을 지나면 추가 투입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많이 만들수록 단가가 내려가고 이득이 되는 것을 말한다. 높은 가격만을 고수하여 이익률을 높일 수도 있지만, 가격을 낮추더라도 더 많이 파는 것이 더 이득인 셈. 이렇게 수입 맥주 단일 판매가는 비쌀지언정 여러 개를 동시에 구매한다면 ‘수입 맥주 4캔에 1만 원’ 공식이 성립된다. 여기에 소비자는  ‘골라 마시는’ 재미까지 있으니 흥행할 수밖에.

수입 맥주, 
편맥시대 하드캐리

몇 년 전만 해도 수입 맥주를 마시려면 펍을 찾아야만 했다. 당시 편의점에는 고만고만한 국산 맥주를 제외하면, 일본 맥주가 전부였고, 비쌌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편의점은 수입 맥줏집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다양한 셀렉션에 저렴한 가격으로 ‘혼술러’와 ‘홈술러’를 부른다. 실제로 2018년 편의점의 수입 맥주 점유율은 60%로 국산 맥주를 넘어섰다. 수입 맥주가 종가세와 ‘4캔 1만 원’ 마케팅을 타고 ‘편맥시대’까지 이끈 게 아닐까. 제대로 알고 마시는 맥주 맛은 어떨지 금요일 퇴근길에 편의점을 들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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