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가치, 기간 그리고 평균 – 듀레이션(2)

채권 상급자들을 위한 듀레이션 ‘번외편’.

1편에선 듀레이션의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봤다. 크게 4가지였다. 듀레이션의 정의, 듀레이션에 영향을 끼치는 4가지 요소, 듀레이션 쉽게 구하는 법, 그리고 듀레이션이 채권에서 왜 중요한가. (듀레이션 1편이 궁금하다면 Click!)

1편이 ‘듀레이션 개론’이었다면, 2편은 ‘듀레이션 심화편’이다. 2편에서는 채권 상급자들을 위해 듀레이션의 세부 원리를 살펴보려 한다. 물론 이 원리를 몰라도 채권 투자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우리가 스마트폰의 작동 원리를 몰라도 스마트폰을 잘만 쓰는 것과 같다. 어렵고, 복잡한 게 싫은 사람은 건너뛰어도 좋다.

듀레이션 정복을 위한
Key 1. ‘현재가치’

듀레이션의 사전적 의미는 ‘현재가치로 환산한 채권의 가중평균상환기간’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내가 산 ‘채권의 원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했을 때 어느 시점에 다 돌려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바로 ‘현재가치’와 ‘기간’, ‘평균’이다.

먼저 예시를 통해 현재가치가 뭔지 알아보자. 베짱이 대리가 2020년 새해부터 길에서 1억을 줍는 횡재를 했다. 한해 동안의 금리가 10%라고 가정할 때, 2020년 베짱이 대리의 1억과 2021년 1억의 가치는 동일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돈의 가치(금리)가 1년 후면 10% 더 추가 되니, 1년 뒤 1억의 가치는 1억 1,000만 원과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2020년 1억은 2021년 1억 1,000만 원과 같을 것이다.

현재가치는 이렇게 어떤 것의 미래가치를 현재 시점으로 다시 계산한 것이다. 왜 그럴까? 돈을 포함해 모든 것의 가치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변동하는 어떤 값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보려면 가장 먼저 기준을 정해야 한다. 현재가치는 그 기준 노릇을 한다.

현재가치를 구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미래가치 공식(현재가치×(1+이자율))을 조금 변형하면 된다.

듀레이션 정복을 위한
Key 2. ‘기간’과 ‘평균’

현재가치를 이해했다면 이제 듀레이션의 다른 축인 ‘기간’과 ‘평균’을 살펴보자.

기간이란 ‘현재 시점에서 채권의 액면 상 만기까지 남은 기간’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든 이자와 원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총합(A)에서, 어느 기간에 원금이 회수되는지다. A에는 기간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기 때문에, A에 1년, 2년… n년(만기)까지의 기간을 가중해주자. 예를 들어 만기가 5년이라면 1×A, 2×A, …, 5×A처럼 A에 연수를 곱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A는 A인데, 기간이 가중된 새로운 값(B)이 나온다.

이제 남은 것은 평균. 평균 공식(평균을 구하려는 대상들의 총합÷총합)에 따라 ‘B÷A’를 해주면, 우리가 그렇게 찾아 헤맸던 듀레이션 값이 나온다. 이 과정을 식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백문이 불여일견. 실전으로 들어가 보자. 3년 만기, 표면금리 10%, 시장금리 5%짜리 채권 1만 원 어치를 샀다. 이 채권의 듀레이션은 얼마일까?

1) 3년 동안 발생하는 모든 현금 흐름을 구해준다.
1,000(1년차 이자)+1,000(2년차 이자)+11,000(3년차 이자+원금)
2) 각 항의 값을 현재가치 공식에 대입해주자. 이자율에는 시장금리(5%, 0.05)를 넣으면 된다.
1,000/(1+0.05)+1,000/(1+0.05)^2+11,000/(1+0.05)^3 = 11,361
3) 이제 2)의 각 항에 기간을 곱해주자.
1×(1,000/(1+0.05))+2×(1,000/(1+0.05)^2)+3×(11,000/(1+0.05)^3) = 31,273
4) 그리고 3)을 2)로 나눠주자.
31,273/11,361 = 약 2.75년. 즉, 이 채권의 듀레이션은 2.75년이다.

듀레이션이 지니는 의미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격), 할인율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시각각 변한다. 투자자가 투자한 채권의 듀레이션을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수정 듀레이션’ 공식을 통해 금리가 변화할 때 내 채권 가격의 변동 폭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정 듀레이션은 듀레이션 값을 ‘1+만기 수익률’로 나눈 것이다. 다행히 듀레이션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다. 3편에서는 수정 듀레이션의 개념과 구체적인 계산법을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