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사전 ⑥ : 펀드 이름 따라잡기 - PUNPUN

펀드사전 ⑥ : 펀드 이름 따라잡기

펀드 이름만 잘 봐도 특징을 알 수 있다.

펀드 하나 사겠다고 들어가 보면, 일단 그 이름들에서부터 질린다. 기본으로 한 10자는 넘는다. 거기에다가 UH니 A형이니 하는 이상한 알파벳까지 붙어 있으면 투자 좀 해볼까 하던 처음의 의지가 슬금슬금 사라지기 일쑤다. 하지만 쫄지 말자.

잘 모르겠다 싶을 때는 일단 쭈욱 한 번 보면 좋다. 그럼 한 번 볼까?

  • 하나UBS글로벌인프라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 A
  • 삼성누버거버먼이머징국공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UH[채권-재간접형]_A
  • 한화글로벌리츠부동산자투자신탁(리츠-재간접형) A
  •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
  • KB장기국공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채권) S
  • 삼성배당주장기증권투자신탁주식 C
  •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금-재간접형)
  • 미래에셋미국달러우량회사채증권자투자신탁1호(UH)
  • 피델리티유럽하이일드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 Ce

보기만 해도 현기증 나는 이름의 나열이지만 가만히 보면 일종의 법칙들이 느껴진다. 우선 저기에 나온 단어들을 하나하나 쪼개보자.

  • 하나UBS+글로벌+인프라+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 A
  • 삼성누거버거먼+이머징+국공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UH+채권+재간접혐+A
  • 한화+글로벌+리츠+부동산자투자신탁+리츠+재간접형+A
  •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A
  • KB+ (    )+장기국공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금
  • 삼성+배당주장기+증권투자신탁+주식+C
  • 미래에셋+(     )+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재간접형
  • 미래에셋+미국+달러우량회사채+증권자투자신탁+1호+UH
  • 피델리티+유럽+하이일드+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Ce

쪼개놓고 보면 일종의 법칙이 느껴진다. 나름의 작명 원칙이 있는 것이다. UH, 재간접형, 그리고 A, Ce 같은 것들은 다음회차에서 따로 설명하겠다. 일단은 한글만 보자.

  • 자산운용사명 : 제일 처음에는 ‘미래에셋, 삼성누거버거먼’처럼 자산운용사의 이름이 나온다.
  • 지역 : 다음으로는 글로벌, 이머징, 차이나, 미국, 유럽 등 투자 지역이 나온다. KB장기국공채나 삼성배당주장기펀드처럼 지역명이 없으면 그냥 국내에 투자한다고 보면 된다.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 같은 경우는 골드(금)와 같은 원자재 자산은 어차피 전 세계의 시세를 따라가기 때문에 굳이 ‘글로벌’을 표기하지 않은 편이다.
  • 투자 자산의 성격(투자전략) : 다음으로는 이 펀드에 담아 놓은 자산의 성격이 나온다. 인프라 관련 주식, 국공채, 리츠, 골드, 달러우량회사채, 하이일드 채권 등에 투자했다는 뜻이다. 보통은 담아둔 자산 자체에서 전략이 드러난다. 혹은 투자전략을 직접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 법정 분류 : 펀드는 거의 어차피 다 ‘투자신탁’이다. 그러니까 앞에 붙은 것만 보자. 50% 이상의 자산을 여기에 투자한다는 의미다. 주식이나 채권 등의 유가증권에 투자하면 증권, 부동산 관련 자산에 투자하면 부동산, 증권과 부동산 이외의 원자재 등에 투자하면 특별자산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증권자신탁’ 처럼 ‘자’가 들어가는 모자(母子)펀드의 형태라는 뜻. 즉 이 펀드에서 모은 돈을 직접 굴리는 게 아니라 모펀드에 투자하고, 그 모펀드의 운용 수익을 가져간다는 뜻이다.
  • 투자 대상 : 주식, 채권, 리츠, 금 등등의 단어는 그래서 결국 여기에 투자한다는 의미다.

결국은 투자설명서와 운용보고서

사실 펀드명을 보고 펀드의 속성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해도, 지역 구분이 어쩌고, 섹터가 어쩌고 자체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펀드는 일종의 바구니다. 거기에 무얼 어떻게 담을 건지에 따라서 이름도, 분류도 복잡해진다. 예를 들면 ‘짜빠구리’를 만드는데 누군가는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너구리’ 대신 ‘오동통면’을 넣는다. 그리고는 또 자신들만의 이름을 하나 지어서 붙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저 복잡한 카테고리들을 살펴보는 것보다, 오히려 이 펀드가 추구하는 투자 컨셉과 이 안에 담겨 있는 자산들이 내 입맛에 맞는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다.

펀드를 가입할 때 살펴봐야 하는 건 4개 정도다. 약관(신탁계약서), 투자설명서, 간이투자설명서, 운용보고서. 약관의 경우 대부분의 펀드가 동일하니 스킵하자. 투자설명서는 딱 열어보면… 머리가 아프다. 보통은 50페이지, 많게는 90페이지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제도적으로 필요해서 만들기는 했지만, 소비자한테 읽으라고 만든 문서는 아니라는 느낌이다. 소비자들이 이걸 읽지 않을 거라는 걸 만드는 사람들도 안다.

그래서 있는 게 간이투자설명서다. 이름 그대로 투자설명서의 내용을 보통 5페이지 분량으로 줄여 둔 문서다. 투자등급을 비롯한 투자 목적 및 투자전략, 수수료 체계 등에 대해 나와 있다. 챙겨 읽어야 할 부분은 바로 투자목적 및 투자전략 부분이다. 세상에는 이미 수많은 펀드가 있는데, 그런데도 ‘왜 우리가 이 펀드를 만들었는가?’의 이유가 여기에 적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면 일단 투자를 고려해봐도 좋다.

보통 이렇게 적혀 있다

다음으로 봐야 할 건 운용보고서다. 사람도 살다 보면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 펀드들도 그런 경우가 생긴다. 처음에 말(투자목적)은 저렇게 했는데 정작 운용은 그렇게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운용보고서는 “제가 이렇게 말을 했었고,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이 펀드에 담아뒀습니다.”라고 매월, 분기 단위로 알려주는 내용이다.

적어도 내 돈을 투자하는 일이라면 이 정도는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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