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수익의 90%를 좌우하는 것은? - PUNPUN

투자 수익의 90%를 좌우하는 것은?

자산배분에 최적화된 EMP 펀드들이 요즘 눈에 띄는 이유

사고 나면 떨어지고, 팔고 나면 오르는 주가 그래프를 볼 때마다 대체 투자 수익은 어떻게 낼 수 있는 걸까 고민을 하게 된다. 하긴, 그런 고민을 한 이들이 한둘이었을까.

포트폴리오 실적에 중요한 ‘자산 배분’

사실 그 궁금증에 답해주는 논문은 이미 1986년에 나왔다. 바로 금융 투자가 게리 브린슨(Gary Brinson)이 90여개가 넘는 연금 기금의 실적을 분석한 후 발표한 ‘포트폴리오의 실적을 결정하는 요소’(Determination of Portfolio Performance’가 그것이다. 그가 내린 결론은  ‘자산 배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자산 배분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90% 이상이고 ‘종목 선정(4.2%)’ 과 ‘마켓 타이밍(1.7%)’이 미치는 영향은 10%도 되지 않는다는 것. 그 이후로 자산 배분의 영향력이 90%나 될 수 있냐는 이견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 배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에는 업계 내에 이견이 없는 듯하다.  

즉, ‘어떤 종목을 담는가(종목 선정)’, ‘언제 사고 언제 파는가(마켓 타이밍)’ 보다 ‘어떤 자산을 어떤 비중으로 보유하는가(자산 배분)’가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사실 저런 이야기는 우리에게 밀접하게 와 닿지가 않는 이야기이다. 주식시장에서 ‘자산 배분이 투자 수익을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례는 실제로 볼 수 없던 현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몇 종목을 잘 골라(종목 선정), 싸게 산 후 고점에 팔아서(마켓 타이밍)’ 큰 돈을 벌었다는 전설을 많이 목격했기에, 우리는 여전히 종목 선정과 마켓 타이밍을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산 배분이 왜 제일 중요한 걸까?

종목 선정 “매번 잘 고를 수 없잖아

‘테마주 잘 잡으면 일주일에도 300% 수익을 내는데?’

사실 우리가 매일 보는 시장에서는 하루에도 상한가, 하한가 종목이 수두룩하고, 종목 선정만 잘하면 한 방 크게 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가득해 보인다.

물론 종목 선정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 아니겠는가? 10년 전에 아마존 주식을 산 사람과 코스닥 테마주를 산 사람의 수익률은 분명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목 선정이 크게 유의미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유망한 한두 종목을 골라 갖고 있는 모든 재산을 털어 투자를 한다고 가정을 해보자. 운이 좋게도 고른 종목이 큰 수익을 내서 인생 한방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한번의 큰 성공을 맛봤다면, 또 다시 잘 고른 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연이은 인생 한 방을 노려보고자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베팅이 지속적으로 성공하진 못한다는 것이다(물론 투자 고수들에겐 가능한 방법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투자 방식이 하이 리스크, 즉 투자 손실의 위험성이 높은 방식인 것은 틀림없다).

마켓 타이밍 “항상 미래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잖아”

‘뭐든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

그런 생각으로 사람들은 열심히 차트를 본다. 캔들이 음봉에서 위꼬리를 달면 하락하고, 적삼병이 뜨면 대세 상승의 초기이고… 이런 식의 분석들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앞서 언급했던 종목 선정의 경우와 비슷한 문제가 있다. 즉, 타이밍에 따라 투자를 하는 방식 역시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마켓 타이밍’은 결국 예측에 기반한 베팅이다. 이런 예측들은 대부분 ‘이러이러할 것이다’라는 가정을 두고서 하는데 가정은 어디까지나 직관과 불확실성에 기반한 말이다. 요컨대 가정이란 언제든지 무너져도 이상할 게 없는 불안한 명제라는 뜻이다.

2020년이 되자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KOSPI 지수는 2200~2500 사이를 오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2020년 3월 19일 기준으로 코스피는 1457, 코스닥은 428을 찍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가 급락에 따른 신용 경색 우려 때문이었다.

코로나19처럼 언제나 ‘시장에는 예상할 수 없는 돌발 변수가 있다’. 그러나 ‘돌발 변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에 가까운 일이다. 결국 ‘마켓 타이밍’을 잡아 지속적인 투자 수익을 내고자 하는 것은 돌발 변수를 예측할 수 있어야 가능한데, 이는 모두가 말하는 것처럼 신의 영역에 들고자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자산 배분 “상관관계에 기반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그렇다면 자산 배분은 어떻게 성공적인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히는 것일까?

자산 배분의 관건은 서로 상관관계가 다른 자산군을 적절한 비중으로 보유하는 것이다. 서로 상관관계가 적은 자산군을 적절한 비중으로 보유하면 시장의 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경기가 안 좋을 때 위험 자산(주식)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안전 자산(채권,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서 수익률을 방어해주는 식이다. 모든 금융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위기가 왔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시기에는 금이나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가 오르면서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지켜주기도 한다.

이렇게 시장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들을 보유하면 하나의 자산군이 하락하더라도 다른 자산군의 수익을 낼 수 있다. 결국 시장이 성장하면서 생기는 결실은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면서 얻는 동시에, 서로 다른 자산군들이 각각의 리스크를 완충해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게 해준다.

자산 배분의 친구, 리밸런싱

자산 배분의 효과를 좀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리밸런싱(rebalancing) 이다. 리밸런싱은 자산의 비중을 처음으로 되돌린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50대 50으로 주식과 채권을 똑같은 비중으로 담아 놓았다 하더라도 자산군의 가격은 끊임없이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자산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자산 배분의 비중은 처음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적절한 순간에 포트폴리오 내에서 자산 비중을 재조정하는 과정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번거롭거나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가격이 오른 자산군을 팔아서, 가격이 떨어진 자산군을 사는 것’, 이것이 리밸런싱의 기본 개념이기 때문이다.

주식 50%와 채권 50%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를 떠올려보자.

1. 주식 비중이 50%를 넘었을 때 : 주식 시장이 상승해서 그만큼 수익이 났다는 의미
리밸런싱 실행 순서>
주식을 팔아서 채권의 비중을 늘린다 → 생겨난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주식의 수익은 또 언제 증발할지 모르므로)

2. 채권 비중이 50%를 넘었을 때 : 주식 시장이 하락했다는 의미
리밸런싱 실행 순서>
채권을 팔아서 주식의 비중을 늘린다 → 저평가된 주식을 확보한다.
주식 50%, 채권 50%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 예시

요컨대, 주식의 일부를 채권으로 옮긴다는 건 늘어난 수익을 안전한 투자처(채권)로 옮겨 놓는다는 것이며, 채권의 일부를 주식으로 옮긴다는 건 시장 하락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저가매수하여 향후의 상승을 노린다는 의미이다.

리밸런싱은 아래와 같은 프로세스를 반복하면서 차근차근 전체 자산의 크기를 키워가는 것이다.  

자산배분에 최적화된 EMP펀드  

자산배분을 통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 다양한 자산군의 장기 보유
  • 거래 비용의 최소화 : 리밸런싱 시의 거래수수료 등

이와 같은 조건에 맞는 금융상품은 특정 자산군 전체에 대해 적은 비용을 가지고도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한데, ETF상품이 바로 그에 해당한다. ETF상품은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 원자재, 해외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군들을, 주식을 거래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손쉽게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다양한 ETF에 대해 궁금하다면 ETF사전 ③: ETF의 종류를 살펴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다음과 같은 고민이 남는다. ETF가 다양한 자산군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1)어떤 ETF를 구매할지 2)언제 리밸런싱을 해야 할지, 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고려해서 최근 출시되고 있는 펀드가 바로 EMP(ETF-Managed-Portfolio)펀드이다. EMP펀드는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ETF로 운영하는(Managed) 포트폴리오(Portfolio)를 뜻한다. 해당 펀드는 ETF를 활용하여 저비용으로 자산배분을 하고 운용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자산군의 비중을 리밸런싱한다.

EMP 펀드도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인컴’형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지만 동시에 배당금이나 이자수익 같은 ‘인컴(Income) 수익’을 조금 더 고려하는 유형이다. 펀드명에 ‘인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 삼성글로벌멀티인컴EMP혼합자산자투자신탁
  • 미래에셋글로벌EMP인컴배분증권자투자신탁
  • NH-Amundi글로벌대체투자인컴EMP증권자투자신탁
  •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증권투자신탁

‘성장’형

성장 산업에 비중을 높인 ETF상품이다. 특히 최근에 각광받는 기술주 관련 ETF 의 비중이 많다. ‘기술’이라 구체적으로 지칭한 단어가 들어있지는 않지만 ‘4차산업’, ‘뉴패러다임’, ‘코어테크’란 키워드를 보면 기술 관련주에 비중이 높은 투자 상품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 KB다이나믹4차산업EMP증권자투자신탁
  • NH-Amundi뉴패러다임자산배분EMP혼합자산투자신
  • 미래에셋글로벌코어테크EMP증권투자신탁

‘클래식’형(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나름대로 이름 붙였다)

자산배분, 리밸런싱과 같이 ‘기본’에 가장 충실한 형태의 펀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으로 조정하며, 장기 보유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EMP증권자투자신탁
  • 삼성믿음직한사계절EMP증권자투자신탁
  • 미래에셋글로벌EMP솔루션증권자투자신탁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시점에서, 예적금의 이자는 아쉽고 그렇다고 바로 주식 직접투자나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기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EMP펀드는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초보 투자자라면 되도록 투자등급 3등급(다소 높은 위험)이나 4등급(보통 위험)에서부터 시작해 볼 것을 추천한다.

펀드의 투자등급은 추자의 신호등이다. 자신에게 맞는 등급을 체크할 것

물론 펀드를 통한 투자 방식으론 단기간의 큰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3개월마다 날아오는 자산운용 보고서를 보며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의 비중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투자 공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펀드 투자 방식에 가장 걸맞는 것은 EMP 펀드라 단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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