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 외벌이 할만해요?

외벌이를 시작한 영애씨의 재무진단 이야기.

영애씨는 싱글녀들의 ‘아이돌’이었다. 다른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과 달리 직업, 외모, 집안까지 골고루 평범한 영애씨지만 꽤 괜찮은 남자와 연애하고, 고루한 세상에 사이다 멘트도 날려줬으니까. 그렇게 싱글들의 우상으로 남을 줄 알았던 그녀가 결혼과 동시에 우리 곁을 떠난 줄 알았는데, 17시즌으로 돌아왔다! 귀여운 ‘꿀벌이’를 등에 업고 ‘맘 돼버린 영애씨’로 말이다.

“내가 벌어서 쓰다가
남편 돈 쓰려니 눈치 보여.”

버진 로드를 걸을 때만 해도 꽃길이 펼쳐질 줄 알았던 영애씨. 하지만 현실은 남편 따라 내려간 강원도에서 독박 육아. 등에는 돌쟁이 꿀벌이가, 눈앞에는 집안일이 상시 대기 중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정엄마는 좀 꾸미고 다니라며 잔소리하는데 사실 영애씨는 쇼핑을 끊은 지 오래다. 돈 쓰는 게 눈치 보이기 때문. 집안에 기여하는 바가 없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돈 쓰는 걸로 눈치 주는 성격도 아닌데 ‘전업주부’라는 사실이 주눅 들게 했다. 게다가 오랜만에 만난 ‘낙원사’ 동료들과도 괴리감이 느껴져 쓸쓸하다. 우리의 당당한 영애씨를 작아지게 만든 그것, 전업주부, 경단녀, 독박 육아가 대체 뭐길래.

맞벌이 vs 외벌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전업주부의 월급을 약 371만 원, 연봉 4,452만 원이라고 밝혔다. 예금 금리가 2%일 때 매달 이자를 370만 원씩 받으려면 약 24억 원이 필요하다. 그러니 전업주부의 몸값은 24억 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업주부들은 자존감을 위해 이 숫자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의 소득은 외벌이 가정보다 약 67.6% 많지만 저축액의 차이는 10% 내외라고. 둘이 번다고 해도 육아를 대신한 누군가에게 월급을 토스해야 하니 같이 번다고 꼭 풍족한 것은 아니다. 맞벌이 가정일수록 오히려 엄격한 자산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애 너무 이쁘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게 보상되진 않네요.”

독박 육아에 빠진 주부들이 재취업을 원하는 건 꼭 돈 때문만은 아니다. 영애씨도 “젖 주고 똥 치우는 기계가 된 것 같아서 한없이 우울한 날도 있어요”라고 고백한다.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놓고 매일 밤마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지만 그녀를 원하는 회사는 없었다. 복귀가 어려워지는 건 아닌가 싶을 때 재취업에 성공한다. 연봉도 무려 20% 인상이라니, 역시 멋있다. 재취업의 기쁨도 잠시, 남편 승준이 ‘육아휴직 선언’을 한다. 불안정한 오너보다 안정적인 회사원이 낫다면 산골로 영애씨를 데리고 내려가더니 이번에는 상의도 없이 ‘라떼파파’의 길을 선택한 것. 여전히 철부지인 이 남자. 한결같은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지만 영애씨는 졸지에 멘붕! 그렇게 그녀는 ‘독박 육아’에서 ‘독박 노동’ 가장이 됐다.

저축의 골든타임, 결혼 후 15년

국내 신혼부부의 절반가량은 맞벌이로 시작하지만 영애씨처럼 결혼 3년 차에 절반은 외벌이가 된다. 재미있는 것은 두 가정의 보험료다. 소득 대비 보험료를 비교했을 때 외벌이 가정이 맞벌이 가정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가입 상품은 주로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처럼 저축성 성격이 강하다. 은퇴 후 삶에 대한 고민이 더 많다는 반증이 아닐까. 외벌이 가정의 노후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저축의 골든타임’을 꽉 잡아야 한다. 경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저축의 골든타임은 결혼 후 15년.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갈 즈음이면 저축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돈을 얼마나 열심히 모았느냐에 따라 외벌이의 약점인 자금을 극복할 수 있다.

당신은 밑 빠진 독도 채우는 두꺼비형

사업 경험도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일어나는 성격이니 외벌이의 고단함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는 시아버지가 물려주신 집에 살고 있다. 3040세대의 가장 큰 지출인 주택 대출이 없는 것. 이제는 새는 구멍만 잘 막으면 된다. 그녀는 사장이 골려먹으려고 시킨 ‘하룻밤에 수건 5천 장 인쇄’도 디자인부터 인쇄소 섭외, 포장까지 완벽 마무리했다. 가만, 어디선가 본 캐릭터인데? 맞다. <콩쥐팥쥐>에서 밑빠진 독에 물 붓기도 가능하게 만든 그 두꺼비! 그래, 외벌이로 아쉬운 통장이라도 영애씨 당신이라면 넘치게 채울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