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알못이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 준비편

한국의 모든 주알못을 위하여.

주식을 알지 못하는 주알못, 소금과장. 국내 주식을 거래해본 적은 있지만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신내림을 받은 것처럼 계좌를 개설하고 매수, 매도 버튼을 두어 번 클릭했을 뿐이다. 소금과장에게는 ‘초심자의 행운’도 없었다. 그 이후로 ‘주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를 외치며 애써 주알못의 인생을 걸어왔다. 하지만 투자, 재테크 관련 도서에 파묻혀 살다 보니 다시 관심이 피어난 것. 이번에는 모르고 당하지는 않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주의, 주식 고수들은 글을 스킵 하셔도 됩니다. 주식 왕초보의 이야기니까요.  

 

 

미국 주식을 선택한 이유

주식과 관련된 기사를 읽다 보면 자주 나오는 단골 문구가 있다. 바로 ‘박스피에 갇힌 국내 주식 시장’. 박스피란 박스와 코스피의 합성어로, 상자에 담긴 것처럼 일정 수치 이상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코스피를 가리키는 말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2013년부터 서서히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직접 투자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36조 8,000억 원. 2017년 대비 약 43.4% 증가했고, 6년 전에 비하면 10배 이상 늘었다.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린 이유는 모르겠지만, 소금과장이 해외 주식을 선택한 이유는 있다. 미국 주식은 주가 흐름을 설명하는 데 실적이 거의 절대적인 변수라는 것. 한국 기업들은 주로 B2B, 즉 하청산업이므로 경기를 크게 탄다.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적을 기반으로 하는 기본적 분석 외에 거래량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미래 주가를 예측하는 기술적 분석까지 필요하다. 게다가 미국 기업들은 수십 년째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주주친화정책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 꾸준하게 수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를테면 P&G는 60년 동안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주주에게 배당했고, AT&T 등 연속 배당 기업도 많다. 게다가 유명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까지 볼 수 있으니 소금과장은 미국 시장이 조금 더 합리적이고 투명하다고 생각됐다. 물론 수익까지 합리적일지는 미지수지만 장기투자로 생각하고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주알못을 위한 미국 주식 투자 가이드 10

돈 좀 벌었다는 친구 말에 무작정 따라 사면 돈도 잃고 친구도 잃게 된다.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투자를 하기 위해 우리는 배워야 한다. 미국 주식이 처음이라면 꼭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을 10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1. 계좌 개설
미국 주식을 거래하려면 먼저 국내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고, 해외 주식거래를 신청해야 한다. 미국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외국환거래 규정에 위배되기 때문에 반드시 한국의 증권사를 끼고 거래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해외 주식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로는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KB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교보증권, 하나금융투자, 이베스트증권,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있다.  

2. 환전
계좌를 개설한 후에는 투자금을 달러로 마련해야 한다. 달러를 가지고 있다면 직접 입금하면 되고 없다면 원화를 입금 후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환전 서비스를 이용한다. 물론 이때 환전 수수료는 발생한다. 해외 주식은 주식 매도, 매수 없이도 환율 변화에 따라 환 차익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렇게 거래 없이 발생한 환 차익 수익은 비과세다. 

3. 거래 시간
미국 주식시장은 시차로 인해 우리나라 시각 기준으로 밤 11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열린다. 서머타임 기간에는 10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예약 주문’을 이용하면 새벽에 깨어있을 필요 없다. 미국 시장에는 이러한 정규장 외에 정규장 전에 열리는 프리마켓과 후에 열리는 애프터마켓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거래할 경우 프리마켓은 개장 전 1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고, 애프터마켓은 전혀 이용할 수 없다. 거래 시간이 단축되는 날도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와 블랙프라이데이 전날은 반나절만 거래할 수 있어 ‘반장’이라고도 불린다. 

4. 결제 기준일 
국내 증권사를 끼고 미국 주식을 거래하기 때문에 미국 현지 증권사의 고객은 표면적으로 국내 증권사다. 따라서 배당이나 각종 권리가 발생하면 국내 증권사는 통합으로 받은 배당이나 권리를 내부적으로 나누는 작업을 별도로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과 시차로 인해 현지의 권리 발생 일보다 1~2일 정도 더 소요된다. 결제일도 마찬가지로 주문 체결 후 3일이 소요된다. 이 결제 기준일은 모두 영업일 기준으로 미국 공휴일이 있거나 국내 공휴일이 있으면 그 기간만큼 결제일이 연장된다. 

5. 미국 거래소 
미국 거래소는 크게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거래소(NASDAQ), OTC 마켓(Markets)으로 나뉜다. 뉴욕증권거래소에는 주로 대형주들이 상장해 있고, 나스닥거래소는 IT 중심의 기업이 상장되어 있다. 코스피, 코스닥 거래소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거래소를 그대로 벤치마킹했으니 이를 참고하면 이해하기 쉽다. OTC 마켓은 하위 시장으로서 기업공시 의무가 없어 정보를 구하기 어렵고 유동성 리스크도 있어 초보 투자자에게는 어렵다. 다행히(?) 국내 증권사에서 OTC 주문은 막아둔 상태. 

6. HTS
HTS(Home Trading System)는 주식 매매 시스템이다. 자신이 계좌를 가입한 증권사의 해외 주식 HTS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환전부터 거래까지 할 수 있다. 국내와 달리 미국 주식 HTS는 15분 정도 지연된 시세가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실시간 시세를 보고 싶다면 월 8~10달러 정도의 월 이용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미국 주식 시장은 국내와 달리 실시간 거래량보다 기업 실적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실시간 시세가 중요하지 않다. 

7. 차트 색상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바로 차트 색상이다. 빨간색의 의미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빨간색이 상승을 나타내지만 미국에서는 하락을 뜻한다. 대신 미국 시장에서 상승은 초록색으로 표기한다. 과거 카지노에서 가장 비싼 칩이 파란색이었기 때문에 푸른 계열을 상승에 사용한다는 썰도 있다. 우량주를 블루칩(Blue Chip)이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8. 알파벳 종목코드 
국내 주식은 종목코드가 숫자인 반면, 미국 주식은 알파벳 코드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구글의 종목코드는 GOOGL, 애플의 종목코드는 APPL, 페이스북은 FB, 아마존은 AMZN. 보통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주식은 1~3자리로 이루어져 있고, 나스닥은 4자리를 사용한다. 숫자나 알파벳이나 본질적인 차이는 없으며 나라별로 정해진 규칙일 뿐이다. 

9. 상한가/하한가 제도
한국은 ±30%의 상한가/하한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개별 종목의 주가가 하루에 상승/하락할 수 있는 제한선을 마련해 일시적 가격 왜곡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소위 선진시장으로 분류되는 국가에서 이런 제도는 폐지된 지 오래다. 실제로는 일시적인 가격 왜곡을 다음날로 연장시키는 꼴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과 달리 미국 주식시장은 상한가/하한가 제도가 없다. 상하한가 제도가 없는 대신 정규장,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으로 충분한 거래 시간을 보장함으로써 일시적인 가격 왜곡을 시장 자율로 완화하고 있다.  

10. 매매수수료와 주식거래  양도소득세
한국은 매도 시에 거래금액의 0.3%를 거래세로 내야 한다. 미국은 거래세 대신 거래 후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 양도소득세 22%를 부담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 주식을 거래할 때 국내 증권사를 이용하므로 매매수수료와 양도소득세를 내는 구조인 것. 미국 주식 매매 수수료율은 0.2~0.3% 정도로 증권사마다 다르다.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은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도한 주식의 매매 차익이며, 1년간 실현한 총 수익에서 총 손실을 뺀 금액에 250만 원 공제 후 22%를 납부하면 된다. 손실 구간의 주식은 12월 31일 전에 매도하고 재매수하면서 손실을 확정하고 수익구간의 종목은 최대한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