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성 쌍둥이’ 부동산펀드, 리츠

닮은 듯, 안 닮은 듯, 닮은 것 같은 둘.

어떤 진실은 불편하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대부분은 이번 생에 건물주로 살기 어렵다는 것. 그러나 다행히 ‘건물주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부동산 투자회사의 주식을 통해 건물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받는 ‘리츠(REITs)’가 대표적이다. 리츠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Click!

흥미롭게도 이런 리츠와 ‘이란성 쌍둥이’ 같은 존재가 있다. 부동산펀드다. 리츠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에 판매 소식만 뜨면 ‘완판’은 시간 문제일 정도.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서로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다른 점도 많다. 생김새부터 성별, 혈액형이 일치하는 ‘일란성’ 대신 ‘이란성’이라 한 것도 바로 그 이유. 이 글에서는 부동산펀드를 중심으로, 리츠와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살펴보겠다.

부동산, 대신 사고팔고 빌려드립니다

영어로 부동산펀드(REF)는 ‘Real Estate(부동산) Fund(펀드)’의 약자다. 여기서 ‘Real’은 우리가 흔히 쓰는 ‘레알?’이 아니라 스페인의 옛 은화 ‘레알(Real)’을 말한다. 독립 전 미국 땅은 대부분 스페인과 영국이 나눠 갖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영국 땅(Estate)과 구분하기 위해 스페인 땅 앞에 ‘Real’을 붙인 게 지금처럼 굳어졌다.

부동산펀드는 전체 자금의 50% 이상을 부동산 투자에 쓰는 펀드다. 자산운용사는 투자자를 모집해 돈을 모은 뒤, 이 돈으로 국내외 부동산을 사고팔고(매매), 남에게 빌려주고(임대), 건설사에 자금을 꿔주면서(대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부동산펀드는 투자자가 직접 부동산 거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리츠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에 속한다.

큰 돈 모아 투자하고, 수익 90% 돌려받고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크게 2가지 특징을 공유한다. 1) 자금 모집 방식, 2) 절세효과와 높은 배당률이다.

먼저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둘 다 불특정 다수(or 돈이 많은 소수)에게 모집한 돈으로 운영된다. 돈을 공개적으로 모집하면 ‘공모’, 비공개적으로 모집하면 ‘사모’라고 한다. 현재 대다수의 부동산펀드, 리츠는 정부 규제를 덜 받고, 선택된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는 사모다. 요즘에는 재산세 감면 혜택 기대 등으로 공모 방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서 설명하는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모두 공모 기준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높은 배당률이다.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최대 25%에 달하는 법인세를 면제 받으려면 투자자에게 배당가능 금액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배당률이 높다. 그만큼 절세효과도 뒤따른다. 단, 리츠 중에서도 ‘자기관리형 리츠’는 배당률과 상관 없이 법인세 과세 대상이다. 자기관리형 리츠란 투자자들이 직접 회사를 세우고 사람을 고용해 투자금을 굴리는 것이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자기관리, 위탁관리, 기업구조조정(CR)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위탁관리는 리츠 자산의 운용을 투자 전문 회사에 맡기는 것이고, CR은 이 전문 회사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부동산인 경우를 말한다. 법인세 면제는 위탁관리 리츠, CR 리츠에만 해당한다.

현금화 어려운 ‘부동산펀드’, 쉬운 ‘리츠’

부동산펀드와 리츠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금화’다. 현금화란 실제 돈으로 바꾸는 것이다. 펀드 구좌는 예금 통장과 비슷해 구좌를 해지하지 않고서는 현금화가 어렵다. 게다가 해지 조건도 수익자 사망, 회사 파산 등 까다로운 게 일반적. 반면, 리츠는 주식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즉, 현금화가 쉽다.

다음은 만기 여부다. 부동산펀드는 적금처럼 만기를 정해놓고 운영된다. 그러나 리츠는 본인이 주식을 팔거나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꾸준히 운영된다. 또 리츠는 주주들이 여는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회사의 투자 방향에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부동산펀드는 펀드 운용 회사의 투자 방향에 거의 간섭할 수 없다. 투자자 지위 때문이다.

부동산펀드는 펀드 계좌(구좌)에 돈을 넣고, 리츠는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식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즉 펀드는 ‘수익자’, 리츠는 ‘주주’로 지위가 다르다. 주주는 주식회사의 주인이지만, 수익자는 펀드에 돈을 맡긴 단순 투자자에 불과하다. 마치 어떤 은행에 통장을 갖고 있다고 그 은행의 경영 방침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부동산펀드 + 리츠 = 부동산 리츠 펀드? 

부동산펀드는 이자율이 높은 적금 통장과 비슷하다. 목돈 투자를 원하는 자산가들에게 선호된다. 반면, 리츠는 주식 투자와 방식이 같아 소액 투자자들에게 선호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는 부동산펀드와 리츠를 합친 형태의 펀드가 존재하기도 한다. 바로 부동산 리츠 펀드다.

부동산 리츠 펀드는 문자 그대로 ‘리츠 투자가 목적인 펀드’다. 펀드 중에는 독특하게도 ‘펀드 투자를 위한 펀드’가 있다. ‘재간접펀드(Fund of funds)’다. 엄밀히 말하면, 리츠도 펀드의 일종이다. 업계에서는 투자 목적의 주식회사 형태를 취하는 펀드를 뮤추얼펀드라고 하는데, 리츠는 펀드 자금으로 세운 부동산 투자회사이기 때문에 ‘부동산 뮤추얼펀드’로 분류된다.

즉, 부동산 리츠 펀드는 재간접펀드의 일종. 재간접펀드의 장점으로는 크게 2가지가 꼽힌다.

1) 분산 투자에 따른 위험도 감소 (단, 펀드마다 운용 보수를 별도 지급해야 함)
2) 헤지펀드 등 소액,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펀드에 가입 가능

주식 투자에 뛰어들려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정신적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주식의 신’ 앙드레 코스톨라니(1906~1999)가 생전 남겼다는 말이다. 주식과 펀드는 변동성이 존재하는 투자 수단이란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 부동산펀드든, 리츠든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말.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코스톨라니가 쓴 마지막 책의 제목이다.

참고서적
최인천, <커피 한 잔 값으로 초대형 오피스 주인 되기: 리츠 얼리어답터>
금융투자교육원, <펀드투자권유자문인력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