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말해준 거품의 위험성 - PUNPUN

영화가 말해준 거품의 위험성

모든 것이 뻥! 터지기 전에

역 배팅의 대가로 알려진 헤지펀드 전문가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를 아시나요? 그가 최근 몇 달 사이 테슬라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거품을 언급했습니다. 요즘 같은 붉은 장에 그게 무슨 소리인가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이 사람의 이야기는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출처 : 위키백과

마이클 버리는 2008년에 일어난 금융 시장의 붕괴,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히 예측한 인물이거든요. 영화 빅쇼트에서 크리스천 베일이 연기한 실존 인물입니다. 당시 시장이 무너지는 쪽에 투자하며 우리나라 돈으로 약 8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거품이 펑 터지는 것을 꿰뚫어 보았던 그의 메시지라니, 갑자기 집중력이 상승하지 않나요?

※ 본 컨텐츠는 <문화를 통한 경제 바라보기>를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와는 관계가 없음을 알립니다.

금융 시장 대성황 앞에서 꼭 봐야 하는 두 영화

요즘은 국내 주식이며 해외 주식, 암호화폐까지 금융 시장 어디든 투자 활기가 넘칩니다. 국내 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만 지난해 대비 50%가량 급증하며 910만 명에 달하고 있어요. 전 국민 5명 중 1명이죠. 코스피는 3천을 뚫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고 수익 소식도 많아 지금이 투자의 황금기인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잠깐만요.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모두가 화려한 수익률에 휩싸일 때가 어쩌면 가장 위험한 때인지도 모릅니다. 거품 말이에요. 지금 이 시점에 꼭 돌이켜봐야 하는 영화 두 편! <빅쇼트(The Big Short, 2015)>와 <튤립 피버(Tulip Fever, 2017)>에서 거품의 위력을 되새겨봤어요.

거대한 공매도 한 판, 빅쇼트
광기로 피워낸 광기, 튤립 피버

영화 <빅쇼트>와 <튤립 피버>는 실제 일어났던 거품 경제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각각 미국의 부동산 거품과 네덜란드의 튤립 거품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요. 영화 읽는 재미와 더불어 이를 통해 현 금융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빅쇼트>와 <튤립 피버> 공식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시작은 찬란했고

<빅쇼트>는 2005년 미국 주택시장의 초호황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전부터 계속 기준 금리가 낮아졌고, 금리가 낮으니 대출도 활발했어요. 시장에 돈이 넘치니 주택 가격은 연이어 상승하고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 계속해서 사들였죠. 문제는 신용등급이 낮고 갚을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도 자유롭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겁니다. 영화를 보면 강아지 이름이나, 심지어 사망한 사람의 이름으로도 대출받은 사례가 등장한다는 거!

<튤립 피버>는 17세기로 더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 네덜란드는 해상 무역의 일인자로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 속했습니다. 엄청난 자본을 축적한 상인들은 넘쳐나는 돈을 투자할 대상으로 터키에서 온 신비의 꽃 튤립에 주목해요. 자본가들이 부의 상징처럼 뽐내기 위해 투자하던 튤립에 대한 관심은 화가나 생선 장수 등 일반인으로 점점 퍼져요. 튤립으로 인생 역전 가즈아! 라는 한탕주의 사고방식까지 생기죠.

시장에 풀린 수많은 자금이
부동산과 튤립으로 쏠린 것이 시작

<튤립 피버>의 한 장면 (출처 : 네이버 영화)

욕심과 광기로 부풀린 보글보글

<빅쇼트>에서 은행들은 대출 수익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냅니다. 바로 사람들의 대출 채권을 엮어서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들고 이를 또 다른 금융사나 투자자에게 판 거죠. 여기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큰 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은 계속해서 파생상품을 개발하고 또 팔아요. 처음에는 신용이 좋은 대출자의 우량 채권만 다루다가, 물량이 씨가 마르자 저신용자의 부실한 채권마저 손을 댑니다. 포장이 그럴듯해 누구도 이 상품이 속 빈 강정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해요. 이 과정은 무한 반복, 대출은 더 늘고, 집값 거품은 점점 커집니다. 직업이 없거나 불안정한 사람들도 집을 다섯 채씩 보유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죠. 영화 주인공인 천재 펀드매니저 마이클 버리(크리스천 베일)는 이 치명적인 문제의 연결 고리를 찾아냅니다. 조만간 대출 상환을 못 하는 채무자가 쏟아져 나올 것과 대량 대출로 어마어마하게 커진 주택 시장의 거품이 함께 터질 거라는 예측을 하죠. 그리고 그는 시장의 하락, 아니 폭락에 배팅하는 공매도(Short) 투자에 나섭니다. 마이클 버리 외에 이 기운을 감지한 세 사람의 주인공도 같은 길을 걸어요.

<빅쇼트>의 핵심 인물 4명 (출처 : 네이버 영화)

<튤립 피버> 속 투자자들은 우연한 계기로 본래 튤립과 다른 색, 다른 무늬로 피어난 튤립에서 잭팟의 가능성을 노립니다. 희귀 튤립은 돈을 보따리로 주고서라도 가지고 싶은 선망의 아이템이었거든요. 사실 이 튤립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변종이에요. 하지만 튤립 투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기존과 다른 튤립의 아름다움과 희소가치에 열광하며 수십 배 이상의 가격 상승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튤립 가격은 하늘을 찌르고 하루가 다르게 변동 폭이 커졌어요. 그리고 꽃이 피기도 전인 모종 상태에서도 거래를 해요. 군중심리의 지배 아래 더욱 거대한 거품이 끼면서 튤립에 대한 사람들의 광기가 폭발하죠. 나중에는 아직 재배 중인 튤립을 증서 형태로 계약하는 거래까지 등장합니다. 미래의 기대감으로 미리 구매하는 행위, 오늘날의 선물 거래처럼요. 젊은 부잣집 안주인 소피아(알리시아 비칸데르)와 사랑에 빠진 평범한 화가 얀(데인 드한) 역시 두 사람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 튤립 시장에 뛰어듭니다. 특히 변종 튤립의 기대 수익을 노리고 영끌 자금을 모두 투자해버려요.

<튤립 피버>의 주인공 얀 (출처 : 네이버 영화)

욕심과 과도한 군중심리가
위험한 수요와 공급 초래

터질 수 밖에 없는
그 이름, 거품

<빅쇼트>의 네 사람이 예측한 무서운 일은 결국 일어나고 맙니다. 더 이상의 과열을 막기 위해 미정부가 기준 금리를 올리자 동시에 대출 상품 금리도 올라요. (당시 워낙에 금리가 낮다 보니 대부분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를 선택했던 상황) 갑자기 오른 금리에 수많은 대출 연체가 속출했고, 특히 주택담보대출로 몇 채씩 집을 샀던 이들은 큰 패닉에 빠졌죠. 대출 회수를 하지 못하자 금융기관도 줄줄이 파산하기 시작하며 세계 4위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마저 무너졌습니다. 그렇게 2008년, 전 세계 금융시장 위기의 막이 올랐습니다.

<튤립 피버>에서 주인공 얀은 튤립 투기가 최고 정점일 때 발을 들였고, 가까스로 비싼 값에 모종을 파는 데 성공해요. 하지만 친구의 실수로 팔기로 한 튤립 모종을 모두 잃죠. 소피아는 얀을 떠나 수녀원에 들어가고, 두 주인공의 사랑은 물론 튤립 광기도 거품이 터지듯 순식간에 꺼져버려요. 증서는 모두 하루아침에 휴짓조각이 됐고, 전 재산을 부었다가 파산하는 사람들만 남았죠. 잠깐 피고 마는 꽃이 단지 새롭고, 아름답고, 수요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너무나 치솟았던 게 사실이에요. 실제로 당시 소 1마리가 120길더, 튤립 알뿌리 1개는 무려 3,000길더였으니 말이죠. 그리고 이 튤립 과열 투기는 세계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으로 역사에 기록됐습니다.

최정상 고점에서
파국의 춤을 추는 거품

역사는 반복된다(?)

정말로 마이클 버리의 경고처럼, 두 영화 같은 일이 오냐고요?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상승장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는 게 좋습니다. 마이클 버리는 요즘의 시장이 과거의 버블과 닮았다고도 했으니까요. 두 영화의 시점은 너무나 다르지만, 요즘 영화 속의 핵심 사건이 연달아 등장하고 있긴 합니다. 비슷할 뿐만 아니라 훨씬 과격하고 복합적인 모습으로요.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 상황은 말할 것도 없고, 올해 초 공매도 이슈를 제대로 조준한 게임스탑 대전, 그리고 자고 나면 돈 복사가 된다는 환상의 나라급 암호화폐 시장까지. 코스닥 3천 돌파, 비트코인 7천만 원 돌파 등으로 환호의 탄성 랠리가 한창일 때, 그 이면은 어떨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시점입니다. 금융 시장이든 인생에서든 새로움이라는 존재의 매력은 언제나 거부하기 어렵고, 맹목적인 관심은 거품의 영양분이 됩니다. 그 속에 있을 땐 눈앞이 가려져 현실을 깨닫기 힘들죠. 그래도 느낌이 쎄-할 땐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욕심은 파국을 부른다! 손절보단 익절이 언제나 옳다!

출처 : 마이클 버리 트위터, BUSINESS INSIDER,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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