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코스톨라니의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 PUNPUN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우매한 다수가 될 것인가, 현명한 소수가 될 것인가

많은 이들이 증권 시장을 다양한 지표로 분석한다. 일봉, 주봉, 월봉부터 이평선, 고점, 저점 등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수많은 데이터를 여기저기서 끌어와 시장이 위로 솟을지 아래로 꺼질지 예측한다. 그러니까 PER, PBR 등의 수치를 쭉 나열하여 다음 먹잇감(투자대상)을 물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사례가 증권 시장에서는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없이 이성적으로 보이던 돈의 세계가, 머리로 이해하기 어려운 비이성적인 방향으로 흐른다. ‘테슬라’만 해도 주가수익비율(PER)을 놓고 봐서는 합리적인 투자처라 평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니 앞서 언급한 ‘논리적인 투자자들’이 이렇게 반문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 증권 시장은 대체 왜, 한 번씩 이성을 잃고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이는 거야?’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이렇게 말했다.
“바보야, 문제는 심리야!”

질문에 대한 답은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투자는 심리게임이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증권 시장에 참가한 투자자들이 복잡다단한 심리를 바탕으로 특정한 결정을 하고, 이가 쌓이고 쌓여 시세를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즉,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이에 반응하는 대중의 심리에 의해 흐름이 뒤바뀐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중은 세간의 평가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로 인해 예상과 현실의 간극이 벌어지고, 끝내 누군가의 비극 혹은 희극으로 이어진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증권 시장에서 PER같은 가시적인 기업 성과를 마치 예술적인 구구단으로 여기는 사람은 테슬라를 구매하면 안 된다.(어차피 그러지도 않겠지만…) 그들이 과거의 IBM, 다임러, 벤츠 등을 사지 않았던 이유와 같다. 왜냐하면 이 계산법에 따르면 해당 주식들은 언제나 너무 고평가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츠가 그러했듯 테슬라는 예상과 달리 상승을 거듭했고 수많은 투자자가 나오는 족족 매물을 거둬들였다. 그렇게 수익은 PER에 연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쓸어 담았다. 코스톨라니도 1980년대 초반, 증권시장의 위기와 더불어 어려움을 겪었던 크라이슬러 주식을 5달러에 매수했다가 105달러에 되팔았다.

물론 코스톨라니가 ‘심리’만 우선시한 것은 아니다. 단기적, 중기적으로 심리가 증권 시장의 90%를 결정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의 질과 산업 부문의 경기도 중요하게 여겼다. 위에서 언급한 IBM, 다임러, 벤츠가 최정상에 오른 건 기본적인 요인(경영 능력이나 이익 창출, 발전 가능성 등)까지 충분히 갖추었기 때문이니까.

또한 증권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금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금리가 떨어져 채권의 수익성이 낮아지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갈 곳을 찾아 증권시장으로 몰리고,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서 자금을 대거 회수해 채권에 투자하기 마련이니까.

세상이 당신을 비웃을지라도,
증권시장에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는 성공한 투자자가 되려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하라고 권한다.

먼저 대중이 우려할 때 오히려 살 채비를 한다. 그리고 타인이 바보라고 깎아내리면 매수에 돌입한다. 조정이 시작될 땐, 당황하지 말고 추가 매수를 고수한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시세 상승이 발생하면,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감지해 계속해서 매수한다. 이후에는 인내심을 갖고 상승을 기다린다. 그러다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안 사는 사람이 바보라고 말할 때 가진 것을 판다.

수많은 정보, 지식, 뉴스에 매몰되어 기술적으로 접근하거나 실시간으로 반응할 게 아니라 대다수 투자자의 심리를 꿰뚫어 충분한 자금과 참을성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진행하라는 뜻이다. 군중과 반대로 움직이는 것. 이를 위해 일정한 국면에서 군중이 어떠한 심리를 머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돈을 버는 상위 투자자로 도약할 수 있다고 코스톨라니는 거듭 강조한다.

“한 남자가 그의 개와 함께 길을 따라가고 있는 그림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 남자는 일정하게 앞으로 걷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경제이지요. 개는 앞으로 달려가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주인에게 돌아옵니다. 다시금 앞서 달려 나갔다가 또다시 돌아옵니다. 개가 걸어 다닌 길은 증권의 움직임을 나타낸 것입니다. 주인과 개, 둘 다 앞으로 나아갑니다. 마침내 그들은 산책의 목적지에 함께 도달합니다. 주인은 1km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개는 동일한 산책길을 왔다 갔다 하면서 3km 또는 4km를 걸었습니다. 증권 시장의 움직임도 이와 아주 동일합니다. 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제적 확장에 동행합니다.”

책에 등장하는 유명한 비유다. 위 사례처럼 증권 시장은 경제보다 활발히 움직인다. 하지만 동기가 확실하다면, 멈춤 없이 목적지까지 동행한다. 이때 뉴스가 증권 시장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게만드는 게 아니라, 코스톨라니의 말마따나 투자자의 심리가 시세를 만들 뿐이다. 그러므로 누군가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는 방법을 묻는다면, 아마도 코스톨라니는 이렇게 답하지 않았을까. ‘증권 시장 안에서 열렬히 움직이는 시장 참여자의 심리 상태부터 들여다보라’고.

시장이 모든 것을 한 발 앞서 흡수했다는 증거,
페따 꼼쁠리(Fait accompli)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증권 시장이 단순히 지표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 이유로 ‘뻬따 꼼쁠리(기정 사실)’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덧붙였다. 비관적 전망이 가득할 때 우려가 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이후 현실화 되었을 시점에는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다는 것. 반대로 긍정적인 전망이 가득한 경우 반대로 가격은 이미 상승하여, 장밋빛 미래가 현실로 성큼 다가서더라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 예측이 실현도 되기 전에 모든 요인이 가격에 흡수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악재가 발생하면 하락 여력이 벌써 반영되었으니 사야 하고, 호재가 발생하면 상승 여력 역시 모두 반영되었으니 팔아야 할 때라고 그는 주장한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비영미권 투자자 중 가장 유명한 인물로 손꼽히며 유럽의 워런 버핏이자 주식의 신이라 불렸다. 유럽 전역의 증권계에서 활동했는데, 특히 독일 증권시장에서는 우상으로 군림할 정도였다. 그뿐만 아니라 타고난 예술가적 기질과 유려한 문체, 유머 감각을 살려 투자 관련 칼럼니스트이자 저술가로도 큰 명성을 쌓았다. 그가 쓴 책은 독일 베스트셀러 최장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발간된 13권의 책은 전 세계적으로 300만 부 이상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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