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백작’ 같은 브라질 국채

‘따봉’과 ‘쪽박’ 사이?

축구와 삼바의 나라, 브라질이 최근 ‘국채’의 나라로 떠오르고 있다. 매력적인 경제 성장률과 거대한 시장을 앞세워 국내 투자자들 시선을 강탈 중인 것! 그러나 마냥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라는데… 두 얼굴의 ‘아수라 백작’ 같은 브라질 국채의 특징과 주의사항을 살펴봤다.

네 위험, 돈으로 보상해 주겠어!

처음부터 잘 사는 나라는 없다. 사람처럼 국가도 성장 과정을 거치는데, 한창 경제 성장이 진행 중인 나라를 ‘이머징 국가’라고 한다. 브라질,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같은 신흥 공업국이 바로 그들. 한국도 몇 년 전까지는 이머징 국가로 분류됐다. 그리고 이런 나라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 시장을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 신흥시장)’이라고 한다.

이머징 마켓의 특징은 ‘고수익성’이다. 흔히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듯, 이머징 국가도 경제적,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장에서 위험은 없애야 할 존재인 동시에 프리미엄이다. 불안한 시장에 투자해주는 대신, 높은 금리(수익률)를 지급해 위험을 상쇄시킨다. 이른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2017년 기준, 브라질 국채시장의 규모는 약 1,600조로 한국(870조)의 약 2배에 달한다. 이머징 국가 중에선 가장 큰 수준. 또 7%대 경제 성장률(2010년)과 세계 9위의 경제 규모(GDP)로 원리금 지급을 일방적으로 미루는 모라토리엄 위험 또한 낮다고 평가된다. 사람들이 브라질 국채에 열광하는 이유다.

Go 수익, No 세금

브라질 국채의 장점은 크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고수익, 비과세다.

2019년 10월 기준 브라질 국채 10년물(10년 만기)의 채권 수익률은 6%대다. 1% 중후반대인 선진국(미국 등) 국채 수익률과 비교할 때 3~4배 높은 수준이다. 채권 수익률은 만기 때 돌려받는 원리금을 현재 채권 구입가로 나눈 값을 말한다. 수익률이 6%라는 건 쉽게 말해 100만 원을 투자하면 106만 원으로 돌려 받는다는 소리다.

두 번째 장점은 비과세다. 브라질 국채는 1991년 우리나라와 브라질이 맺은 조세협약에 따라 브라질 정부에만 과세권이 있다. 그런데 브라질은 외국 자본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투자에 대한 비과세 정책을 실시 중이다. 즉, 100% 완전 비과세인 것! 참고로 채권은 이자소득세가 적용돼 표면금리의 15.4%를 세금으로 가져간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양날의 검, 환전

외화 채권인 브라질 국채는 ‘헤알(브라질 화폐 단위) -> 달러 -> 원’의 환전 과정을 거친다. 문제는 이 환전이 ‘양날의 검’이라는 점. 환율에 따라 원리금이 반 토막 나거나 2배로 뛸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최악의 상황부터 살펴보자. ‘달러 대비 헤알화’ or ‘원화 대비 달러’의 가치가 하락했을 때다. 헤알화-달러 관계에서 헤알화 가치가 올라가면(헤알화 강세) 달러 가격은 올라간다. 달러의 상대적 가치가 하락해 앞으로 헤알화를 사려면 더 많은 달러를 지불(가격 상승)해야 하기 때문. 이를 ‘환차손(환전 과정에서 생긴 손해)’이라고 한다. 실제로 브라질 국채는 2018년 헤알화 약세로 수익률이 -20%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환차손은 달러-원화 관계에서 달러 가치가 하락했을 때도 발생한다. 앞으로 원화를 사려면 더 많은 달러를 지불(가격 상승)해야 하기 때문에 원화 구입량이 줄어들어 손해를 보는 것이다.

그럼 가장 좋은 상황은 언제일까? 같은 양의 헤알화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으면서, 같은 양의 달러로 더 많은 원화를 살 수 있는 시기. 바로 ‘달러 대비 헤알화’는 강세(↑)면서, ‘달러 대비 원화’는 약세(↓)일 때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원리금이 몇 배로 불어나는 환차익(환전 과정에서 생긴 이익)의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헤알화 강세로 연간 70%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2016년이 그 예다.

‘금리 인상’은 최대 리스크

모든 채권이 그렇듯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브라질 국채의 최대 리스크다. 최근 브라질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세에 대응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다. 2019년 10월까지 3번의 금리 조정(6.5% -> 5.0%)을 진행했다. 5%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도입한 뒤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익률 70%를 찍은 2016년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13~1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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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채는 투자 등급상 ‘초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 성향이 ‘공격 투자형’이 아니라면 투자 권유가 불가능하다. 정 투자하고 싶다면 투자 위험성을 숙지했고 투자가 철저히 본인 판단으로 이뤄졌음을 증명하는 ‘부적합 금융투자상품 거래 확인서’를 작성해야 한다. 모든 투자에는 ‘대박’과 ‘쪽박’의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 브라질 국채도 예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