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너마저 세금? - PUNPUN

설탕, 너마저 세금?

설탕세, 이건 알고 갑시다

디저트 맛집 다니는 낙으로 사는 분들 정말 많죠. 하지만 앞으로 이 ‘달콤한 낙’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이른바 ‘설탕세’ 도입이 논의에 올랐거든요. 해당 내용은 당류 식품을 제조∙판매∙유통하는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는 내용입니다.

설탕세라니. 별난 제도로 들려서 우습기도 하고요. 결국엔 증세하려고 이러는 것 아니냐, 싶어서 왠지 찝찝한 마음도 드는데요. 관련해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설탕이 뭘 어쨌다고, 설탕세

인체에 유해한 물질도 아니고 엄연히 식품으로, 기본 식자재로 자리잡은 설탕이 뭐가 문제가 되는 걸까요? 물론 많이 먹으면 이 썩는다고 엄마한테 혼나곤 했던 ‘단 거’긴 합니다만. 사실 사탕이나 가당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서서히 대중적인 군것질로 자리잡은 것은 불과 20, 30년 정도입니다. ‘단맛’은 익숙하지 않은 어른보다는 아이들에게 먹히는 가벼운 맛이었는데요.

그 때의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었고 ‘단맛’은 경제 주체의 최애 기호식품이 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설탕 값도 한 몫 해서 설탕 수요는 몇 십년 전과 달리 엄청 늘어났죠. 덩달아 각종 만성질병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요. 설탕이 이만 썩게 하는 게 아니라, 비만, 당뇨, 심혈관합병증, 고콜레스테롤, 아토피, 비염 포함 각종 염증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자, 얼마나 이 질병들이 만연해 있냐 하면요. 앞 서 언급한 질병 가운데 난 해당 사항 없다 손!

설탕 중독, 진짜 중독이라고요?

설탕 중독이라는 순정만화 제목도 있습니다. 하지만 ‘설탕 중독’을 그렇게 스윗한 뉘앙스로만은 볼 수 없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설탕을 먹었을 때 니코틴, 알코올, 마약 복용 때와 동일한 양상으로 뇌에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만약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계속해서 단맛을 찾게 된다면 마약류의 중독과 동일한 상태, 즉 중독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중독 위험성↑ 설탕=술=담배”

“주류세=담뱃세=설탕세?”

이처럼 인체에 미치는 작용과 ‘중독’은 동일하기 때문에 실제로 금연보조제 등 금연 약물이 설탕 중독을 끊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합법으로 인정하고는 있지만, ‘중독’ 예방이라는 차원에서 세금을 매기고 제도적으로 관리를 하는 기호식품이 있는데요, 바로 담배와 술. 결국 인식의 문제 때문에 술이나 담배와 달리 설탕을 예외로 두곤 하지만, 설탕이 일종의 중독 물질이라면 담배나 술과 동일하게 세금을 매기는 게 타당해 보입니다.

설탕세 도입을 했다는 나라들

설탕이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문제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설탕세 도입을 세계 국가들에게 권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 헝가리, 핀란드, 프랑스, 멕시코, 칠레 등이 이미 설탕세를 도입했고, 이후 태국, 미국의 필라델피아, 영국, 아일랜드,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등이 차례로 설탕세를 도입했죠.  

국내 성인 비만 인구가 3분의 1을 넘어가고 있고 소아 비만율도 빠르게 상승 중인 한국 역시 설탕세 도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셈인데요.

그럼 설탕세, 효과는 있을까요?

실제로 맥시코의 경우 2014년 설탕세 시행 이후 가당 음료 소비가 21.6% 감소했고, 2017년 도입을 했던 포르투갈은 불과 5개월만에 가당 음료 총 매출이 25% 감소했습니다. 미국의 펜실베니아주의 경우 설탕세 미시행 지역과 비교해 탄산음료 소비가 40%나 줄었다고 하죠.

설탕세 의혹에 대한 팩트체크

01. 설탕세를 올려봤자 다른 나라에 가서 사탕, 초콜릿을 사재기 해오면 그만이기에 효과가 없을 것이다.

[팩트체크] → False? 설탕세를 도입한 노르웨이의 경우, 국내 사탕 등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인접한 스웨덴에 가서 ‘단 것’을 사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인접해 있는 나라에서 사오는 방법도 있겠지만, 여행 중의 사탕 사재기가 설탕 소비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직구로 구입해올 수는 있겠습니다. 단, 설탕세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에서 말이죠.

02. 정부는 코로나로 부족해진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탕세를 도입하려 한다.

[팩트체크] → False! 설탕세는 건강부담금으로 사실 세금과는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건강부담금은 세금과 달리, 건강생활 지원사업이나 국민영양관리사업, 공공보건의료 및 건강증진 시설, 장비 확충 등의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죠(국민건강증진법 25조에 고시). 따라서 우려와 달리, 설탕세가 도입된다고 해도 정부의 빈 국고를 채울 용도로는 쓸 수 없습니다. 앞서 설탕세 도입을 실시했던 나라들처럼 확보한 기금은 비만치료 및 식습관 개선, 건강 식단 제안을 위한 프로그램 등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설탕세 도입은 가당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 입장에선 곤란하긴 할 겁니다. 제조 원가에 세금을 얹으면 소비자 가격이 올라 분명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거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분명 부담이 되니까요. 하지만 만연해 있는 질병에 대해 기업, 개인, 정부 모두가 책임 분담을 하고, 더불어 ‘설탕’의 위험성을 환기하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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