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자 독립기 ⑧ : 왜 정부가 내 발목을 잡는가! - PUNPUN

서울 여자 독립기 ⑧ : 왜 정부가 내 발목을 잡는가!

내 집 마련의 꿈이 이틀 만에 무너졌다

오늘 일기 3줄 요약
👆집을 사려면 70%의 대출이 필수인데, 주택 정책이 바뀌어 대출 가능 범위가 확 줄었다.✌ 그러다 보니 종잣돈이 더 필요해졌다. 👌 심지어 인기 없는 동네도 집값이 빠르게 올랐다.

서울 여자, 드디어 이사할 지역을 정하다

서울 곳곳의 아파트 중 가격 대비 어디가 주거하기에 괜찮은지, 어디가 투자가치가 높은지 등 가격과 관련된 이야기를 보고 듣던 중이었다.

그러다 나는 욕심 없는 평범한 사람이고, 내가 매입할 수 있는 수준의 집은 엄마와 10년을 살던 동네(염창동)의 아파트 단지 정도라는 것을 깨달았다. 거짓말 좀 보태, 지하철까지 도보 10분이면 이동 가능한 한강변 아파트 중 우리 단지가 가장 쌌다. 가성비 하나는 최고라는 이야기였다.

그랬다. 내가 갈 수 있는 아파트는 이미 낡디 낡은 아파트뿐이었다. 그래도 언젠가 태어날 아이와 재택근무 중인 남편을 위한 공간, 그러니까 최소한의 주거 요건이었던 방 3개와 화장실 2개를 갖춘 30평대 아파트라는 기준은 충족했다. 여기에 더해, 여의도까지 출퇴근시간이 30분라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였다. 이미 마곡이 개발에 들어간 시점이었고, 소위 베드타운으로도 유의미한 지역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다 떠나서 익숙한 지역이라 편했다. 물론 지금 돌아보면 좀 멍청하고 바보 같은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여하튼, 염창동에서 적당한 위치의 아파트 가격은 당시 이렇다 할 변화 없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평균 시세 4억 3천만 원, 최저 시세는 3억대로 내려갔으니. 2년 동안 1억이 오른 게 용할 정도로 조용한 동네였다.

정부 정책에 산산조각난 내 집 마련의 꿈

그랬다. 대출은 70%까지 나온다고 하니까 남은 전세보증금만 착실하게 갚아 나가면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뭐 그리 어려운 일이겠는가. 하면 된다. 그래서 기세 좋게 신랑에게 선언했던 것이다. 2년 후엔 집을 사자고. 대출이라는 게 한번 받아보니 별거 아니었다. 경험은 간을 통통하게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서울 시내(지도상에서)에서 둘러보지 않은 동네가 없고, 정보를 안 찾아본 아파트가 없었다. 이제 여의도로 이동이 순탄한 웬만한 아파트 단지들은 대충 머릿속에 그림이 나왔다. 뭐 강남 8학군까지는 됐고, 그냥 이 정도 집이면 충분히 거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사려면 살수도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린 게 정확하게 2017년 7월 말이었다.

사자. 집을 사자. 그런데 마음먹은 지 딱 2일 만에 정부에서 새로운 주택 가격 안정 정책을 내놓았다. 서울 시내 쓸만한 대부분의 지역구는 투기지역으로 묶였고 마곡이 있다는 이유로 강서구도 투기지역으로 묶였다. 이 지역에서 건물을 사려면 대출이 전체 건물 가액의 40%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럼 5억 원에 육박하는 집을 사려면 최소한 3억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1억까지는 어찌어찌 모아보겠는데 3억 원은 뭐 퀀텀 점프도 아니고 현실 여건상 말도 안되는 금액이었다. 부동산 카페에서는 사다리차기네 뭐네 말이 많았다. 사다리차기. 정확하게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난 오직 40%에 꽂혀있었다. ‘빌라에서 살다가 아파트 좀 살아보겠다는데 그걸 못하게 막나? 그럼 현금이 있어야지만 집을 사는 거잖아? 우리 같은 사람은 10년을 죽어라 모아도 1억 원조차 모으기 힘들다고!’ 내적 아우성이 끊임없이 메아리쳤다.

정부 정책에 이렇게 손이 벌벌 떨려 본 적은 처음이었다. 정책과 먼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도 이제 저 세계에 들어가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런 삶을 내가 결정했다. 그런데 생각 정리를 마치고 나니 정책이 바뀌어 집을 살 수 없게 되었다. 마음이 쉽사리 비워지지 않았다. 마치 사지도 않은 집을 벌써 잃어버린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상실감. 그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었다. 왜 길거리에 나앉는 느낌이 드는지 나도 몰랐다. 그때의 참담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돈’과는 거리가 먼 예술계에서 머물다 뒤늦게 ‘재테크’에 눈을 떴다. 푼푼에서 ‘서른에 시작한 주식 오답노트’를 연재하며 수많은 재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해외 주식 매수법’을 공개 했던 그가 재린이를 위한 부동산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다. 내 집 마련하고 싶은 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서울 여자 독립기’는 매주 수요일 푼푼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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