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비싸게 팔린 한국 외평채, 그 이유는? - PUNPUN

글로벌 시장에서 비싸게 팔린 한국 외평채, 그 이유는?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된 외평채, 한국의 국가 신뢰도가 높아졌기에 가능했던 일

지난 9월, 정부는 ‘마이너스 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K-방역 덕분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더불어 국가 신뢰도까지 언급되면서 ‘호재’라는 느낌이 왔다. 그렇다면 외평채는 무엇이고 마이너스 금리는 뭘 의미하는 걸까?

외평채, 왜 발행했을까?

외평채로 획득한 현금은 국가 재정에 쓰이지 않는다. 외평채는 오로지 외화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발행하는 채권이기 때문이다. 외평채는 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채권으로, 원화가 아닌 외화로 발행되기 때문에 채권을 팔면 현금으로 외화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외화를 국내로 유입 시킨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하나다. 바로 환율 폭등을 막으려는 것.

“외화를 확보하여 환율 폭등을 막을 수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환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국제 정세에 따라 기업의 경제 활동이 기민하게 영향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돈’의 흐름은 대중의 심리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뜻밖의 요인으로 수출에 제동이 걸리거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있던 외화를 회수하는 일과 같은 불상사가 초래될 수 있다. 코로나19든, 전쟁이든, 세계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이든 ‘요인’으로 작용할 수가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순탄하게 경제 활동을 하게 하고 국내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서 미리 대비를 해야만 한다. 정부가 외화를 두둑하게 확보해 두면 유사시 국내에 외화가 귀해지게 되었을 때 미리 확보해 두었던 것을 풀 수 있다. 요컨대 외화를 확보하여 환율을 안정화 하는 것은 만일의 사태를 위한 경제 대비책인 것이다.

돈을 빌리려고 했던 일, 오히려 200만 유로를 벌어왔군요

외평채는 각각 달러 시장과 유로 시장에서 그간 한국이 발행했던 외평채 중 역대 최저 금리를 기록했다. 특히 유로화 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0.059%)를 기록하면서, 7억 원 유로화의 채권을 팔고 200만 유로의 프리미엄을 얹어 총 7억 200만 유로를 받게 되는 성과를 얻었다.

채권을 판다는 것은 ‘차용증서(얼마의 돈을 빌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서)’를 쓰고(주고) 돈을 빌려오는 개념이므로, 보통은 채권을 파는 이가 채권을 사는 이에게 이자를 대가로 지급하고 돈을 끌어오는 게 일반적인 경우이다. 하지만 발행한 채권이 마이너스 이자로 책정되면서 외평채를 발행한 한국은 오히려 원금에 웃돈을 얹어 받고 돈을 빌려오게 되었다.

“이자가 마이너스라니, 이 기이하고도 유쾌한 상황은 뭐죠?”

마이너스 금리,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벌어진 일

시장에선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단 하나 불변의 진리라 할 수 있다면 수요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는 사실이다. 수요가 적으면 가격은 내려가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올라간다. 이 원칙은 이번 ‘외평채 마이너스 금리’ 호재에도 작용했다.

달러화 채권 6억 2500만 달러, 유로화 채권 7억 유로가 발행되자 한국 채권을 사겠다는 이들이 몰렸다. 채권은 한정되어 있는데 사겠다는 사람들이 그보다 많으면 방법은 단 하나다. 바로 채권 값을 올리는 것. 채권은 현금처럼 이미 가격이 정해져 있으므로 구매자들에게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게 하는 방식으로 값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 낮은 이자율을 감수하게 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이건 이자율이 엄청 낮은 채권입니다. 그래도 사시겠습니까?’ 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줄지 않는다면 이자는 계속 내려간다. 이런 식으로 외평채 이자가 마이너스까지 내려가게 된 것이다.

한국 외평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던 이유

채권은 국가에서 발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안전하고 현금화 하기도 쉽기 때문에 흔히 투자 수단이 되곤 한다. 지금 내가 지불하는 돈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선 더 높은 가치로 되돌아 오게 될 거란 기대, 투자자들은 그런 심리에서 투자를 결정한다.

한국에서 발행한 외평채를 웃돈을 얹어 주고서라도 사려고 했던 이들은 바로 그런 기대감을 갖고 있던 게 분명하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정부와 한국인들의 자세가 외국 시장에 큰 신뢰를 주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들 한다. 일명 K-방역이 국제적으로 회자되고 있으니 부인할 수 없는 판단일 듯하다. 어쨌든 높은 비용을 치르고 미래의 한국에 투자한 이들이 있으니, 한국의 향후 최소 5년 간의 미래(유로화 외평채의 경우 5년 만기 채권이었으므로)는 반드시 밝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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