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완전정복 가이드!

이거 모르고 모델하우스 보지 말아요

청약에 당첨됐다. 소금과장 말고 옆자리 선배가. 몇 년 전 무주택기간을 20대 자취 기간부터 계산하는 바람에 당첨 취소라는 뼈아픈 전적이 있던 그였다. 그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 한동안 부동산, 청약 책을 무섭게 읽어젖히더니 환골탈태! 청약 당첨 후 절차가 궁금하기도 하고, 모델하우스도 구경할 겸 계약하는 날 따라나섰다. ‘꾸며놓은 집’ 구경하듯 감탄하며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고 나왔는데.. 그냥 뭐, 더할 나위가 없었다. 그런데 모델하우스, 이렇게 넋 놓고 구경만 해도 되는 걸까?  

□ 주거전용면적, 서비스 면적 등 면적 관련 건축용어   
카탈로그를 보면, 주거전용면적, 주거공용면적 등 비슷한 용어들이 쏟아진다. 공용 시설, 공용 공간이 있는 아파트는 건축법상으로 면적을 나눠 기재하기 때문. 각 용어의 정확한 정의를 알아본다. 

□ 판상형, 타워형, 베이 등의 구조 관련 용어 
옷을 사러 가면 ‘찾는 스타일이 있어요?’라고 묻는다. 이때 목적과 취향이 확실하면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아이템을 찾고, 쇼핑에 실패할 확률도 적다. 집도 마찬가지. 물건을 보러 가기 전, 아파트 구조의 종류와 트렌드를 알아두자. 그래야 내가 선호하는 아파트가 어떤 스타일인지 묻고 답할 수 있을 테니. 

카탈로그 체크리스트

모델하우스에 방문하면 양손이 무거워진다. 휴지며, 행주며 선물을 쥐여주는데, 이때 공짜 물건들 보다 카탈로그를 잘 챙겨야 한다. 카탈로그에는 단지와 아파트별 면적, 도면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청약자격 및 분양가와 중도금 일정까지 담겨 있다. 

1)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향 찾기 
카탈로그에 있는 단지 배치도를 보면 향과 조망을 파악할 수 있다. 향은 큰 창이 어느 쪽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말하는데, 주로 집에서 가장 큰 창인 거실 베란다가 기준이다. 만약 단지 배치도에 향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인터넷 맵을 통해 동서남북 위치를 꼭 확인해야 한다. 방향에 따라, 전망에 따라 집값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볕이 잘 드는 남향을 좋아한다. 밝은 집을 선호하는 성향도 있고, 겨울에 난방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낮에 내내 집을 비우는 맞벌이 부부라면 굳이 비싼 남향집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최근에는 집집마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서 선호하는 집이 달라지고 있다. 아침형 인간이라면 아침 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동향집을, 낮 시간에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나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가정은 오후부터 초저녁까지 해가 드는 서향집을 선호하기도 한다. 북향은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아 거의 선호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빛의 변화가 적어 집중력에 좋다며 수험생 자녀를 둔 가정에게 종종 권한다.

2) 평면도 읽기 
모델하우스를 보기 전에 카탈로그의 평면도로 공간의 크기와 구조를 파악해두는 게 좋다. 모델하우스는 아늑한 조명과 마음을 사로잡는 인테리어로 눈에 콩깍지를 씌워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

아파트 규모를 얘기할 때 흔히 24평, 34평처럼 평형 단위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분양 시 아파트 면적의 표시 단위는 제곱미터(㎡)다. 정확하게는 3.3058㎡당 1평으로 계산한다. 유닛별로 평면도와 함께 정확한 면적이 쓰여 있는데, 이름이 비슷해 헷갈릴 수 있으니 뜻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  

평면도에 쓰여 있는 59㎡, 84㎡는 주거전용면적이다. 84㎡를 3.3058㎡로 나누면 25평 정도. 이 아파트를 30평대라고 하는 게 의아했을 수도 있다. ‘우리 집은 34평이야’라고 말할 때 기준은 주택공급면적이다. 84㎡ 전용면적에 각기 다른 공용면적이 더해져 32평, 33평, 34평이 된다. 평수는 달라도 전용면적이 같기 때문에 사실 주거 공간은 동일하다.  
 
서비스 면적은 덤이다. 마트에서 우유나 과자 등을 살 때 운 좋게 붙어있는 사은품이나 마찬가지. 뭔가 더 주면 이득이고, 안 준다고 해도 따질 순 없다. 서비스 면적을 확장하는 게 트렌드이기 때문에 이 면적이 클수록 실평수가 더 늘어난다. 평면이나 구조별로 다르게 배정되므로 정확하게 알아두자. 

판상형 vs 타워형

클래식한 판상형 타입 
아파트는 구조에 따라 타워형과 판상형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 아파트의 대부분은 판상형이었다. 남향을 선호하는 정서 때문에 아파트 세대가 일자로 열 맞춘 판상형이 유행했다. 도미노 같은 구조 덕분에 ❶ 대부분 세대가 남향이고, ❷ 마주 보는 창문이 있어 통풍과 환기에 유리하며, ❸ 발코니랑 맞닿은 공간이 많으니 서비스 면적도 많았다. 하지만 ❶ 외관이 단조롭고, ❷ 창문이 한 방향이라 다른 집을 엿보기 쉬워 사생활 침해 우려가 높았다. 타워형은 판상형이 지닌 몇 가지 단점을 보완하는 구조다. 

트렌디한 타워형 타입  
본격적으로 타워형이 알려진 건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출현한 이후. 집집마다 조망권과 향이 다르게 설계돼 밖에서 보면 ❶ 다양한 형태로 세련된 느낌이고, ❷ 한 층에 있는 아파트 세대를 +자형, Y자형 등 다양한 형태로 설계해 조망권이 다양하고, 사생활 침해 우려도 낮으며, ❸ 동별 배치가 자유로워 공원 등을 만들기도 좋다. 하지만 ❶ 북향, 서향 등 일조권이 불리한 세대가 있고, ❷ 창문 방향이 한쪽 혹은 ㄱ자 형태가 많아 환기나 통풍이 안될 수 있으며, ❸ 공간 활용이 다소 비효율적이다. 

베이 
아파트를 이야기할 때 2베이, 3베이, 4베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평면도에서 전면 발코니를 몇 개의 구획으로 나눴는지를 뜻한다. 원룸이라면 1베이일 수밖에 없고, 방이 3개라면 구조에 따라 2베이, 3베이, 4베이가 될 수도 있다. 흔히 4베이가 좋다고들 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4베이 구조라는 것은 발코니 쪽으로 거실과 방 3개가 있다는 건데, 그러면 ❶ 모든 방에 해가 들고, ❷ 발코니를 확장했을 경우, 거실도 방도 확 넓어지기 때문. 반면 방 3개, 거실 1개인 집이 2베이 구조라면 거실과 안방은 넓지만 나머지 방 2개가 채광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아파트 면적이 작으면 중간 형태인 3베이로, 면적이 크면 4베이로 설계한다. 

모형도는 꼼꼼하게 뜯어보자

기본기를 다졌다면 이제는 실전. 우선 순서는 카탈로그 > 모형도 > 모델하우스 유닛 순으로 관람하길 권한다. 분양 카탈로그에 나와 있는 평면도는 1차원이지만, 모형도는 실제 단지를 축소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을 3D로 보면서 상상할 수 있다. 주요 체크사항은 방향, 일조권, 조망권, 동 간격, 단지 조망, 저층 정보(분양가, 전용정원 여부 등), 단지 내 정월, 지상 및 지하주차장, 주 출입구, 커뮤니티 시설, 경사도, 학교 위치, 도로 및 전철 교통망과의 거리 등이다. 학교가 가까울수록, 역과 가까울수록 집값이 높은 ‘로열동’이다.  

모델하우스에 속지 말자

모델하우스를 볼 때,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모델하우스는 대체로 발코니와 같은 서비스 면적을 늘린 확장형이다. 정확한 기본 규모는 바닥에 점선으로 확인할 수 있다. 면적만 늘린 게 아니다. 모델하우스에 배치된 침대나 소파, 책상 등 가구는 실제보다 작다.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보이는 것을 믿지 말고, 그 안의 ‘진짜’ 사이즈를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모델하우스에서는 실제 단지의 평형과 타입별로 모든 유닛을 다 설치해두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설치된 타입의 경쟁률이 더 높기 마련. 가점이 부족하다면 설치되지 않은 타입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많이 다녀봐야 실물을 보지 않고 평면도만 봐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지나가다 모델하우스가 있으면 많이 보라는 건 그런 이유다. 쇼핑도 평소에 관심 있게 보던 사람이 잘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