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고혈압 환자도 가입 가능한 유병자보험

‘건강검진받으러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보험 가입 잘 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할 것, 검진 목적으로 왔다고 하지 말고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왔다고 할 것 등등. 모두 보험 때문에 생긴 웃픈 이야기이다. ‘아픈 사람’이 돼버리고 나면 보험 가입도, 보상받기도 어려워지니까. 

아프니까 유병자다

보험 업계에서는 ‘아픈 사람’을 병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의 ‘유병자’, ‘유병력자’로 부른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유병자는 리스크가 큰 가입자다. 보험료를 지불할 확률이 많기 때문에 복잡한 조건을 내걸어 보험 가입을 어렵게 했었다. 하지만 고령화, 서구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아픈 사람들의 보험 상품 수요가 급증했고, 보험회사에서도 이를 외면하기엔 어려워졌다. 그래서 가입 조건을 완화한 ‘유병자보험’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유병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유병자보험’이라고 한다. 유병자보험이 출시된 2012년 한 해 동안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11만 명, 2018년 말 가입자 수는 100만 명 정도다. 기존보다 간소화된 ‘3·2·5 간편 심사’ 덕분이었다.

3·2·5 간편 심사란?

2018년 4월부터 유병자보험은 ‘3·2·5 간편 심사’를 통해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 고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1.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필요 소견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 입원 필요 소견     □ 수술 필요 소견     □ 추가 검사(재검사)
2. 최근 2년 이내에 질병이나 상해사고로 인하여 입원 또는 수술(제왕절개 포함)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3. 최근 5년 이내에 암으로 진단받거나 암으로 입원 또는 수술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몇몇 보험회사는 유병자보험을 간편 심사의 숫자를 따서 ‘3·2·5 간편 심사 보험’이라고도 부른다. 예전에는 유병자가 보험에 가입하려면 가입 질문만 10개 이상이었다. 보험회사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촘촘하게 질문하고, 걸러낸 것. 하지만 이제는 질문 수만큼 제한 규정도 완화되었다. 예를 들어, 입원 수술 사실에 대한 보고 기간은 5년에서 2년으로 줄었고, 투약 관련 질문도 사라졌다. 이제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자라고 해도 3개 질문만 통과하면 대부분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유병자보험은 일반 보험과 마찬가지로 실손보험과 보장성보험으로 나뉜다. 실손보험은 실제로 결제한 병원비를 그대로 청구하는 상품이고, 보장성보험은 암 진단비처럼 가입 당시에 정해진 금액만큼만 보상받는다. 보험이 없는 상태라면 언제나 실손보험부터 가입하길 권한다.

유병자 실손보험 vs 일반 실손보험 비교

유병자도 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해진 건 반갑지만, 일반 실손보험만큼의 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감당해야 하는 위험이 큰 만큼 보험료는 비싸고 보장내용은 적은 편이기 때문. 큰 차이점만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유병자는 만성질환을 겪고 있거나 중대질환을 겪은 이들이다. 장기간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우선 약제비에 대한 보장은 기본적으로 제외다. 일반 보험은 자기부담금이 급여항목은 10~20%, 비급여항목은 20%인데 반해 유병자보험은 30%를 내야 한다. 상품 갱신주기는 1년으로 동일하지만, 재가입 기간은 확연히 다르다. 재가입 기간이 빨리 돌아오면 보험 제도 변화에 따라 자기부담금이나 보장 범위 등이 확대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실손보험은 비례보상이기 때문에 중복 가입을 하더라도 보장받는 금액은 한정적이다. 실손보험에 이중으로 가입하면 비용만 많이 낼 뿐이다. 유병자 실손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가입된 실손보험이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아플수록 보험은 필요하다. ‘약을 먹고 있으니까, 병력이 있으니까 보험 가입은 어려울 거야’라며 지레 겁먹지 말고 가입 가능한 보험이 없는지 살펴서 또 다른 위험에 대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