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나빠질수록 흥한다! 채권의 정의와 종류

‘채.알.못’ 탈출을 위한 첫 번째 걸음.

채권은 주식처럼 익숙한 단어는 아니지만, 금융시장의 거대한 한 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채권시장 규모는 약 1,908조(발행잔액 기준). 2018년 2,000조를 돌파한 주식시장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복잡한 개념과 접근성 탓에 관심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조금 과장해 말하면, 채권을 공부하지 않는 건 금융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를 순순히 포기하는 것과 같다. 특히 당신이 미래의 ‘투자 고수’를 꿈꾼다면, 채권은 반드시 짚고 가야 할 주제다.

시장에서 거래하는 ‘빚 문서’, 채권

할 게 많은 정부, 공공기관, 기업은 늘 돈에 치여서 산다. 돈이 없으면 별 수 없다. 빌려야 한다. 채권은 이들이 민간 시장에서 돈을 빌리고 건네주는 문서다. 문서에는 채무자인 정부, 공공기관, 기업이 채권자에게 얼마만큼의 이자(표면금리)를 지급하고, 언제까지 원금을 갚겠다(상환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즉 채권은 ‘빚 문서’다.

채권은 ‘원금+이자’로 구성된다. 예·적금과 비슷하다. 그러나 큰 차이점이 있다. 바로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 예금은 양도성예금증서(CD)와 같이 특수한 형태가 아니면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채권은 시장에서 수시로 거래된다. 2019년 9월 16일부터는 전자증권제도의 도입으로 실물 채권 거래가 금지되고, 전자(컴퓨터) 채권 거래만 가능하다.

경기 나쁠수록 채권 인기가 치솟는 이유

채권의 특징은 크게 3가지다. 1) 안정성, 2) 수익성, 3) 유동성이다.

먼저 채권은 정부, 공공기관, 금융기관에서 발행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부도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가 나쁠수록 오히려 수요가 높아지는 흐름을 보인다. 채권은 달러,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된다.

채권은 시장 판매를 통해 거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발행 기관이 같은 1년 만기 연 이자율 5%짜리 채권과 4%짜리 채권이 있다. 두 채권을 시장에 동시에 내놓는다면 어떤 게 더 비싸게 팔릴까? 당연히 이자율이 높은 첫 번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동성이다. 유동성이 높다는 건 현금으로 바꾸는 게 쉽다는 뜻이다. 채권은 언제든 시장에 팔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또 발행기관이 부도 등으로 망하지 않는다면 만기까지 원금과 이자가 보장된다.

채권 시장의 스타, 국채

채권을 분류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주로 발행 주체, 이자 지급 방식, 보증 여부 등으로 구분한다.

먼저 채권은 어디서 발행하느냐(발행 주체)에 따라 국채, 지방채, 특수채, 회사채로 나뉜다. 국채는 국가(정부)가 발행한 채권이다. 회사는 망해도,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 원금 손실 위험이 사실상 0%에 수렴하기 때문에 가장 인기가 많고, 가장 많이 거래된다. 전체 거래 규모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국채에는 국고채, 국민주택채권 등이 있다.

지방채는 지방자치단체(시, 도, 군 등)에서 발행하는 채권이다. 지방정부가 발행하기 때문에 국채 다음으로 안전하다. 지역개발채권, 도시철도채권 등이 지방채에 속한다.

특수채는 한국토지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특별법에 따라 세워진 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이다. 금융기관에서 발행하는 금융채도 특수채에 속한다. 일반 기업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회사채라고 한다.

이자 받는 법도 각양각색

채권은 이자 지급 방식에 따라 분류할 수도 있다. 이표채, 복리채, 할인채, 단리채다.

지급 방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표채는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받는 것이다. 복리채는 이자를 중간 정산하지 않고 원금에 자동 투자해 만기일에 한꺼번에 받는 채권이다. 복리채에는 지방채, 국민주택채권 등이 있다.

할인채는 이자율이 가격에 반영된 채권이다. 예를 들어 원금 1억에 이자율 5%짜리 할인채는 9,500만 원에 채권을 사서 만기에 1억을 돌려받는 식이다.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통화안정채권이 대표적이다. 단리채는 일반 은행 예·적금처럼 만기일에 원리금을 돌려받는 것이다.

보통 시장에선 원금 상환 기간이 1년 이하면 단기채, 1년에서 5년 이하면 중기채, 5년 이상이면 장기채라고 한다. 미국처럼 장기채 시장이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장기채의 기준을 10년 이상으로 잡기도 한다.

채권은 보증 여부에 따라 보증채와 무보증채로도 나뉜다. 보증채는 금융기관이 채권의 원금 및 이자 지급을 보증하는 것이다. 반면, 무보증채는 자체 신용을 보증으로 발행하는 것이다. 즉 무보증채는 신용대출과 비슷한 개념이다. 보통 무보증채가 보증채보다 이자율이 더 높다. 아래는 채권의 종류를 정리한 표다.

여기까지 알았으면 채권 공부를 위한 기초 토대를 쌓은 것과 같다. 다음 편에서는 채권 시장 이해의 핵심인 ‘채권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다.